(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들을 상대로 수수료 과다 인상 등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17일 경쟁당국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쿠팡이츠 본사에 각각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배달앱 시장 대부분을 점유한 이들 업체의 불공정 행위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일 업계 내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 인상을 포함한 요금제 개편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10일 우아한형제들은 내달부터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부가세 별도)로 3%p(퍼센트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의 요금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11일 성명을 통해 “배민이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무려 44% 인상하는 것은 자영업자의 절박한 호소를 매몰차게 외면한 비정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배민의 이번 수수료 인상은 소상공인 수익을 잠식하고 폐업 위험을 높이는 결과 뿐만아니라 물가 상승까지 유도해 소비자 후생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 12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역시 입장문을 통해 “(배민이)협의 없이 수수료율을 절반 가까이 인상한다고 기습 발표한 것은 대형 플랫폼의 전형적인 횡포”라면서 “공정거래법 등 법률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중개 수수료 인상에 반발했다.
이처럼 반발이 일자 우아한형제들은 14일 “(배민)입점 업주 부담 수수료가 44% 가량 인상됐다는 주장은 과장됐고 이번 수수료 인상은 경쟁사 수준으로 현실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등은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근 배민은 입점업체의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사실상 늘어나는 배민배달을 확대하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기록한데다 이 중 절반 이상인 4000억원을 독일 모기업에 배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국민이 고통에 신음 중인 상황에서 자신의 배만 불리겠다는 배민의 행태는 흉작에 고리대에 신음한 농민들을 착취하던 일제 강점기 지주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지난 16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이 구독 서비스를 연달아 도입하면서 음식값 추가 인상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나 조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 불가인 점 이해 바란다”며 “꼼꼼한 조사과정을 거쳐 위법 행위가 드러날 시에는 관련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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