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한미 경제계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한미 FTA에 기반한 무역통상체제, 친시장적 비즈니스 환경, 정책 안정성 등을 제고해달라고 양국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이하 ‘미 상의’)에서 미 상의와 공동으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해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들은 비즈니스 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며 “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서며 양국 경제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전 세계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한미 양국의 변함없는 공급망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첨단산업 중심으로 한국 기업은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후 지난 7년간 1430억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기술 혁신에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에반 그린버그(Evan Greenberg)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은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파트너”라며 “강력하고 미래 지향적인 한미 관계의 중심에는 바로 양국 간 경제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총회 폐회식에서 공동성명서 승인을 통해 양국 경제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한미FTA 이후 양국간 무역‧투자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과 동시에 상호 이익 증진의 뼈대가 됐다면서 양국 정부가 한미FTA에 기반한 무역통상체제와 친시장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한국기업의 미국 내 생산‧고용 및 기술 혁신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양국의 기업 투자가 호혜적이며 예측가능한 환경이 되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양국 기업인들은 SMR(소형원자력모듈)을 포함한 원자력 산업, 조선업과 같은 양자 협력이 유망한 주요 분야에서 투자·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전문직 비자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해 양국 간 인력 교류를 활성화할 것을 요청했다.
또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제약‧바이오, 의료 기술, 방산 및 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상호간 협력도 주문했다.
이날 열린 총회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을 비롯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윤영조 삼성전자 부사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손상수 SK아메리카 부사장 등 국내 재계 관계자 다수가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에반 그린버그 처브 그룹 회장을 비롯한 미국 대표기업들의 회장 및 CEO들이 다수 참석했다.
한미재계회의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한경협 사절단은 현지시각 기준 지난 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3일간 미국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아웃리치 활동을 펼친다.
구체적으로 토드 영(Todd Young) 상원의원을 포함해 아미 베라(Ami Bera) 하원 의원, 마이크 켈리(Mike Kelly) 하원의원 등 코리아 코커스 의원들과의 면담을 연이어 가질 예정이다.
더불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및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싱크탱크와의 대화, 라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 트럼프 1기 초대비서실장, 켈리앤 콘웨이(Kellyanne Conway)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고문과의 간담회를 각각 개최하는 등 미국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한국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한경협 사절단은 한국이 지난 2023년 대미 그린필드 최대 투자국(215억 달러), 대미 투자국 중 일자리 창출 1위 국가인 점 등 설파해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기여도와 한국이 미국 첨단산업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임을 강하게 각인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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