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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 휩쓴 건설장비회사, 세무공무원들이 잃었던 희망 살렸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제주세무서 서귀포지서 세무공무원들의 적극 행정 덕분에 화재 피해를 입은 중장비 기사들이 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이는 11일 부산국세청에 의해 알려졌다.

 

지입(持入)이란 운수‧운송장비 차주들이 수수료(지입료)를 내고 운송회사 명의와 번호판을 빌려 일하는 영업방식이다.

 

보통 화물차 및 덤프트럭, 포크레인 등 건설 중장비 기사(개인 사업자)들이 지입 방식으로 일하는 데, 서귀포 모 지입회사는 이러한 중장비 사업자의 사업자등록증, 건설기계등록증, 계약서 등 중요 서류를 관리‧보관한다.

 

그런데 화재로 이 서류들과 컴퓨터들이 모두 타 버리면서 당장 사업에 어려움이 생겼으며, 부가가치세 신고가 겹치면서 걱정이 커졌다.

 

일단 해당 회사는 새로운 사무실을 차리고, 중장비 기사들의 사업자등록지 주소를 옮기려고 했지만, 필수서류들이 모두 타 버려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중장비 기사(지입 차주)들은 동앗줄 붙잡는 심정으로 제주세무서 서귀포지서를 찾아갔다.

 

세무공무원들은 중장비 기사 147명의 사업장 주소를 옮기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았지만, 일반적인 방식으론 준비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았다.

 

그 결과 세무공무원들은 첨부서류를 3장으로 줄이고, 서귀포시청을 설득해 화재 피해자들 관련해 시청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기관 대 기관으로 제공받았다.

 

세무공무원들이 발로 뛰게 된 배경에는 여러 사정도 있었다.

 

중장비 기사들은 정해진 기간 동안 현장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바로 생계가 어려워지고, 현장 역시 다른 지역에서 중장비를 구하려면 시간과 돈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세무공무원들은 147명의 중장비 기사 가운데 여건이 어려운 인원에 대해 직접 서류 제출 대신 전산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세무서 방문 없이 부가가치세 신고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왔다.

 

기사들은 “행정은 멀고 냉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진심으로 어려움을 공감하고 도와주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부산국세청(청장 강성팔)은 이와 관련 ‘2025년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서귀포지서 사례를 적극행정 장려 사례로 선정하고, 적극행정 공무원에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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