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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혈연·학연·지연’ 얽힌 부당거래 탈탈 턴다…은행권, 이해상충 손질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은행 전·현직 임직원과 그 주변 인물이 얽힌 부당 거래가 잇따르면서, 은행권의 이해상충 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검사에서 대출과 임대차 계약 등을 둘러싼 다수의 문제 사례가 드러나자, 당국과 은행권은 이해관계자 거래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한 공통 기준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권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지침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은 은행연합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26일 자율 규제로 제정됐으며, 각 은행은 상반기까지 관련 내규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한 뒤 7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지침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그간 추상적으로 운영돼 온 이해상충 관리 기준을 검사 사례를 토대로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대주주, 특수관계인에 한정하지 않고 전·현직 임직원과 그 가족, 기존 거래 관계, 학연·지연, 상급자와의 관계 등 임직원 본인이 공정한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대상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가족 범위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을 준용했다.

 

관리 대상 거래 역시 대출 등 신용공여에 국한하지 않았다. 지분증권 취득, 임대차·자산·용역 거래, 기부금, 기타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 제공 전반이 이해관계자 거래로 분류된다. 다만 전자금융거래 등 이해상충 가능성이 낮은 거래는 제외됐고, 거래 금액이나 세부 기준은 은행 자율에 맡겼다.

 

사전 통제 절차도 보다 명확해졌다. 은행은 이해관계자와 거래할 경우 통상적인 조건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며, 이해관계자 식별과 자진 신고를 거쳐 업무 제한 또는 회피, 취급 기준 강화로 이어지는 단계별 내부 통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업무 담당자뿐 아니라 중간 결재자와 전결권자까지 이해관계자 여부를 점검하도록 체크리스트 운영도 의무화된다.

 

사후 관리 측면에서는 이해관계자 거래 관련 내부 통제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5년간 보관하도록 했다. 또한 임직원의 자기 점검을 일상화하고 내부 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징계 기준을 명확히 하는 한편, 제보자 보호 및 보상 제도도 함께 운영하도록 했다. 내부 통제 기준 위반은 손실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징계 대상이 되며, 실제 손실 발생 여부 등은 가중 사유로 반영된다.

 

금감원 측은 최근 은행권 검사 과정에서 전·현직 임직원과 가족, 거래처 등이 연루된 부당 거래 사례가 다수 확인된 점을 이번 지침 정비의 배경으로 들었다. IBK기업은행 사례를 살펴보면, 퇴직 직원이 은행에 근무 중인 배우자와 입행 동기 등과 공모해 장기간에 걸쳐 785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또한 퇴직 직원이 본인 소유 부동산에 은행 점포를 입점시키기 위해 고위 임원에게 부정 청탁을 한 정황도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이해관계자, 대상 거래 유형을 구체화하고, 은행이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은행권 전반의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역량 제고되고 조직문화 조성 및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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