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정부가 세월호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 출신 대기업 사외이사가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약 20%가 현대차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롯데그룹과 CJ에도 국세청 출신이 사외이사로 대거 등용돼 활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3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49개 기업집단 238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중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는 22개 그룹에 총 45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사외이사 750명 중 6%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업들이 국세청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느끼는 국세청의 권력은 상상 이상이다. 세무조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로서는 국세청 출신 선임을 일종의 보험성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상장사 주주총회 결과만 보더라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에 국세청장·차장, 지방국세청장, 국장급, 세무서장 등 전직 국세공무원이 대거 위촉됐다.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45명 중 손영래 전 국세청장을 비롯한 10명은 2개 회사에서 겸직 중일 만큼 모시기 경쟁이 일고 있다. 전체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의 절반가량인 22명이 지방국세청장등을 지낸 초고위직이었다.
그룹별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롯데그룹 5명, CJ그룹 4명, SK그룹과 신세계 각 3명 등 5개 그룹 상장계열사에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의 절반 가량인 24명이 몰려 있다.
이 밖에 한진과 LS, 동부, KT&G에 각 2명이 포진해 있고, 두산그룹과 현대그룹등 13개 그룹에는 1명씩 몸담고 있었다.
전체 사외이사 중 국세청 출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차그룹으로 20%에 달했다. 이어 KT&G와 신세계가 각각 18%, 롯데와 현대산업개발 및 삼천리가 각각 17%, CJ와 대림이 각각 14%, 세아와 태영이 각 13%로 ‘톱10’을 형성했다.
이에 반해 두산은 총 사외이사 25명 중 국세청 출신이 1명뿐이라 비중이 4%로 가장 낮았고, 동국제강과 현대백화점 및 SK그룹은 각 5%, 한솔도 6%로 낮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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