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 서기관 승진 가뭄이 본격화됐다.
국세청은 24일 내부망에 하반기 서기관 승진 계획을 공고하고, 오는 11월 중순 17석의 서기관 승진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31석보다 45.2%(14석)나 감소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효과가 종료된 데 따른 것이다.
국세청 서기관 승진 TO는 ▲2013년 상반기 28명·하반기 29명 ▲2014년 상반기 30명·하반기 36명 ▲2015년 상반기 38명·하반기 35명 ▲2016년 상반기 34명·하반기 33명으로 연간 70명 안팎을 구성하다 ▲2017년 상반기 31명·하반기 17명으로 40명 후반대로 급락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55년생부터 63년생 출생자 733만명을 가리키지만, 국세청 서기관 퇴직자의 경우 2013년부터 퇴직하는 55년생부터 2016년 퇴직하는 58년생까지 일정 규모를 유지하다 59~60년생부터 퇴직자 수가 급격히 하락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승진 가뭄은 2018년 더 심화되는데, 퇴직대상인 60년생이 열 명 남짓한 수준인 탓이다. 국세청 내부에선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승진자 수가 30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61년생부터 퇴직자 수가 조금씩 반등하지만, 56~57년생 시절 수준까지는 회복되지는 않는다.
국세청에선 올해 승진 막차를 타지 못한 승진 후보자들은 내년부터는 과거보다 두 배 이상의 경쟁률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반기당 열 명 넘게 서기관 승진을 가져갔던 본청 역시 과거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서울청과 중부청은 각각 3~4석, 부산청 1~2석 정도로 관측된다.
이는 2급지 지방청 등에서 앞으로 2~3년간 서기관 승진이 상하반기를 합쳐도 1석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며, 매년 세무서에 두 자리씩 주던 승진 TO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비고시 승진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경우는 약간 다르지만, 국세청 고위직의 경우 2010년 행정고시 출신의 비중은 43%, 비고시 출신은 57%였지만, 2017년 3월 기준으로 행정고시 비중은 88.9%, 비고시 출신은 11.1%에 불과했다. 2010년 이후 행시 출신의 수가 늘자 비고시 승진 TO를 줄인 것이다.
국세청 내부서는 서기관 승진 역시 마찬가지의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렇다고 배려를 요구하기도 어려운 것이 행정고시는 고위직 간부 양성을 위해 만든 제도이며, 각 직급별 적정 인원수를 유지해야 하므로 승진TO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2020년 정도면 승진TO가 어느 정도 반등구간에 돌입하긴 하지만, 그 동안 유능한 비고시 출신 사무관들이 더 나은 대우를 찾아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국세청 내부서는 단순히 세무경력만으로는 이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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