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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칼럼]연말연시 국세청 인사‥찻잔속의 태풍인가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그간 설왕설래했던 국세청 연말연시 고위직 인사가 일단 매듭지어졌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상상을 초월하리만큼 지각변동을 일으켜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수순 밟기에 주력하여 안정적 업무 추진에 인사방향을 꽤 맞춘 흔적이 짙다.

 

한승희 국세청장의 인사 철학은 실무형 청장답게 인사균형유지로 안정권 확보가 핵심요체인 것 같다. 이번 고위직 정기인사도 균형인사에 노심초사한 대목이 군데군데 여실하다.

 

행시(35~37)출신 고공단이 본청 국장자리를 독차지하긴 했으나 지역안배(서울 경기 전남·북 경남 부산)보직인사에도 힘을 쏟았다. 유달리 이른바 PK(부산 경남)출신 약진 쪽으로 기울어진 느낌을 받는다. 이같은 상황이 전부는 아니지만, 본청 국장 중 TK출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역대 인사기준에서도 보듯, 지역안배 임용구분(고시 비고시 등)에 의한 균형인사 여부가 인사 후평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유다. 김용균 전 중부국세청장의 용퇴가 눈에 띈다.

 

재임 5개월여 만에 돌연 사의표명 퇴진을 결심, 세정 인사사상 신기록을 남겼다. 들어난 명분은 후진을 위한 명예퇴직이다. 너무 흔한 사유라서 얼른 공감이 안간다. 62년생 L모 서장의 앞당긴 명퇴도 뭔가 숨겨진 팩트가 있지 않나 싶다.

 

국세청 인사행정혁신 본보기로 각인되다시피 해온 고재일 전 국세청장 때나, 세무부조리 척결방안의 하나로 숙정정화인사를 집도한 이건춘 전 국세청장의 인사패턴은 조직개편 없이 비리척결 차원의 인사 관리상 메스였다고 한다면, 안정남 전 청장은 세무서 30여개를 폐쇄·축소하는 등 보직TO를 없애는 인적쇄신을 시도한 점이 다르다.

 

이들 국세청장들의 개혁인사는 명분론에 묶여 그 당시에는 성공적 팡파레를 울렸는지 몰라도 물리적 조치라는 점에서 그리 달갑지 않은 처사였다는 비판론이 나오는 이유다.

 

연령명퇴제 시행으로 때가되면 자연발생적 밀어내기 식 퇴진사례도 어찌 보면 당사자(2018년은 60년생)는 무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과장급 전보기준에서 나타나듯 해당 분야 전문성과 근무경력을 감안한 적재적소 배치는 물론 적폐 일종인 연공서열 인사를 지양, 성과와 역량 위주의 인사를 적극 반영한 게 특장이다.

 

6급 이하 직원도 가상모형실험을 통해 2019년도부터는 적정인사비율에 맞춰 세무서별로 필요경력자 비율을 균등하게 배치하게 됨에 따라 선진인사 시스템에 한발 앞당겨진 듯하다.

 

애당초 예단했던 소폭인사 규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사 폭은 이런저런 변수작용으로 생긴 돌출상황이라 하겠다. 세수의 안정적 확보 등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한 정기전보 인사 대상을 적재적소, 전진배치가 이번 인사기준의 핵심요체다.

 

인사 때마다 일고 있는 일각의 평가는 미래지향적인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월은 가는 것이 아니라 보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남의 일이 아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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