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현대사회가 복잡하게 발전할수록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고 또 좋은 학교에 진학하려는 목적으로 밤늦도록 공부에 내몰리고 있다. 이제 ‘애들이 뭘 알아’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는 게 많아졌지만 또 그만큼 어른들 못지않은 스트레스 상황에 아이들의 뇌가 노출되고 있다. 특히 말이 트이기 전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IT 기기의 잦은 사용은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의 뇌를 혹사시키고 더욱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점점 더 흔해지고 있는 소아 신경정신과적 문제 가운데 하나가 ‘틱장애’이다. 본래 ‘틱(TIC)’이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무의식적으로 갑자기, 빠르고 불규칙하게 반복적으로 근육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증상이다. 아이들이 성장 발달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틱이 발생했다가 자연소실되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 틱장애로 발전하여 사춘기와 성인기까지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적극적인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틱장애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기준은 틱 증상의 지속 기간이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기간은 4주인데 틱 증상이 보통 4주가 넘어가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틱은 아니라고 판단해야 한다. 간혹 나이가 어리면서 1~2달 정도 증상이 있었다가 저절로 사라졌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도 몇 달 혹은 몇 년 이후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심해선 안된다.
틱 증상의 지속 기간 외에도 몇 가지 참고할 수 있는 지표들이 있다. 우선 틱 증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종류가 더 늘면서 복잡해진다면, 틱이 악화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바로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또 틱 증상이 바뀌거나 늘진 않았지만 짧은 기간 안에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강도 자체가 세진다면 이 역시 그냥 둘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주간에 가족 외의 다른 사람들도 아이의 틱 증상을 알아채게 된다. 본래 틱은 잘 자고 일어나 뇌가 안정된 오전 등의 일과시간에는 증상이 약해진다. 하루를 마치고 피로가 쌓이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 특히 잠들기 전이 가장 심해지기 때문에 같이 생활하는 부모나 가족은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그외에도 기존에 불안, 우울, 강박, ADHD, 자폐증이나 아스퍼거장애와 같은 다른 신경정신과적 문제를 가지고 있던 아이가 틱이 발생했다면 그 틱은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야 한다. 또한 아이가 자신의 틱 증상을 의식하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지고 또래 관계나 사회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글: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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