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티라노사우루스가 작고 비겁한 사냥꾼이었다고?
티라노사우루스는 참으로 거대한 육식공룡이다. 코부터 꼬리 끝까지가 약 12미터다. 시내버스와 비슷하다. 몸무게는 최대 9톤까지 나간다. 수컷 흰코뿔소 4마리와 맞먹는다. 이만한 덩치를 유지하려면 하루에 최소 330킬로그램 정도의 고기를 먹어줘야 한다. 근으로 따지면 550근, 무려 삼겹살 2200인분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나오는 지층에서는 이들의 게걸스러운 식사의 흔적이 자주 발견된다. 바로 베어 먹은 자국이 선명한 초식공룡의 뼈들이다. 화석화된 티라노사우루스의 똥도 발견되는데, 그 속은 뼛조각으로 가득하다. 함께 살았던 모든 공룡이 이 포식자의 메뉴에 올라가 있었다. 그래서 티라노사우루스는 ‘공룡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란 이름도 라틴어로 ‘폭군 도마뱀 왕’이란 뜻이다. 이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68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 북아메리카 대륙을 군림했다. 눈치 보며 살았던 티라노사우르스의 조상 올해 초 학계에 새로운 공룡이 보고됐다. 이름은 모로스(Moros)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등장하기 약 2800만 년 전에 살았다. 모로스는 놀랍게도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이다. 이름도 라틴어로
- 박진영 서울대학교 고생물학연구실
- 2019-04-22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