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20대 대통령선거를 22일 앞두고 공식 선거전의 개막 총성이 울리면서 여야 대권 주자들의 전력을 다한 대격돌이 점입가경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후보의 '살얼음 초접전' 선두 다툼 속에 안철수(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논의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어 3주 남짓한 짧은 기간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을 불허하는 안갯속 레이스가 시작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심위 참조)한 결과 윤 후보는 43.5%, 이 후보는 40.4%로 격차는 오차 범위 이내였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이날 각각 경부 상행선·하행선이라는 정반대 방향의 코스로 국토를 종단하며 첫날부터 불꽃 튀는 유세 대결을 펼쳤다.
이 후보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키워드로 위기 극복의 적임자를 자임하며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중도·부동층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0시 부산항을 찾아 수출 운항 선박 근무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경제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첫 유세에서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돼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으로 만들고,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구 유세에서는 자신의 출생지가 경북 안동이란 점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재차 거론하면서 보수색이 강한 지역 표심에 호소했다.
이어 대전에서는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겨냥해 "제 아내의 고향 충청도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같이 흉악한 것 말고 보일러를 놓아드리겠다"며 지역 민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선대위원장 4명과 함께 무대에 오르며 첫날 '경부 상행선' 유세의 대단원을 이룬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는 정반대 방향의 '경부 하행선'을 타며 정권심판론과 지역 맞춤형 공약으로 지지를 당부했다.
윤 후보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유세 출정식에서 "무너진 민생을 반드시 챙기고 세우겠다. 튼튼한 안보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정권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대전 유세에서 "충청의 아들 윤석열이 여러분을 찾아뵈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전을 4차 산업혁명의 특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구에서는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합동 유세를 벌이며 팀워크를 과시했다.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을 약속하며 홍 의원을 '형님'이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저는 대구의 아들이나 다름없다"며 "민주당 정권 5년으로 망가진 대한민국, 망가진 대구를 그야말로 단디(단단히)해야되는 선거"라고 호소했다.
특히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가 시작될 때 민주당 정권이 대구 봉쇄, 대구 손절 떠들지 않았나"라며 '보수 텃밭'의 정권 교체 열기를 자극했다.
윤 후보는 이날이 정월대보름인 점을 고려, 마지막 일정인 부산 도심 유세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해 이준석 대표와 함께 '청년을 위한 정치'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보수진영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첫날 선거 운동을 개시했다. 야권 지지자를 결집해 후보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을 만드셨다면 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미 유세에서 창업 경험을 꺼내면서 "저는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당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타 후보와의 차별화를 부각했다.
안 후보는 경북 안동 신시장에 들러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뚜벅이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24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한 도로에 정차해 있던 안철수 후보 유세용 버스(40인승) 안에서 유세차량 기사 50대 A씨와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지역 선대위원장 70대 B씨가 의식을 잃은 채 있는 것을 다른 당원이 발견했다. A씨 등은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사고 직후 모든 선거운동원의 선거 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진보 진영 지지층 결집에 전력투구했다.
"대통령 선거 역사상 전북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전북은 삼중 차별을 받는다던데, 가장 소외된 곳에서 시작해야겠다고 해서 여기로 왔습니다."
그는 오전 11시 당 지도부와 함께 전북 전주시 시가지에서 '본선 출정식'을 하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오후에는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찾아 공장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정의당 지지층 중 하나인 노동자층을 파고들어 지지세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심 후보는 이어서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고, 이날 오후 6시에는 광주의 유명 시가지인 유(U)스퀘어 앞에서 거리유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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