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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박완규칼럼] 은행 신용대출 규제 다 풀렸는데 체감효과가 없다?

(조세금융신문=박완규 논설위원) 6월 말로 ‘연봉 이내’ 신용대출 규제가 효력을 상실하면서 이달부터 시중은행에서 금융 소비자는 자신의 연소득보다 많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가계대출 억제 차원에서 도입한 여러 대출 규제가 사실상 모두 사라진 셈이다.

 

2년 전 시행된 새 임대차법에 따라 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한 세입자를 포함, 돈 가뭄을 겪는 실수요자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이런 은행권의 ‘대출 문턱 낮추기’가 올들어 어렵게 진정된 가계대출 증가세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은 전세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고,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도 5% 이내로 묶을 수 있지만 이런 계약갱신청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청구권 을 행사한 세입자는 8월부터 재계약 시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줘야 할 처지다.

 

이미 전세자금 대출을 최대한도인 5억원까지 꽉 채운 세입자의 경우 오른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려면 신용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고, 신용대출 한도가 연봉 이상으로 늘어나면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다.

 

‘연봉 이내 신용대출 한도 규제’의 폐지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아래 은행들이 도입한 다수의 대출 규제가 거의 모두 풀려 이전 상태로 복원된다는 측면에서 도 큰 의미가 있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 통장 최대 5천만원 한도, 임차보증금 증액분만 잔금일 이전 전세 대출 허용, 비대면 대출 취급 축소 등의 규제를 대부분 없앴고, 가계대출 급증을 막는 다며 올렸던 대출금리도 일제히 내렸다.

 

더불어 연봉 이내 신용대출 한도 규제까지 사라지면서 은행권의 대출 환경이 작년 초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셈이다. 더구나 은행 입장에서는 올해 들어 계속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영업 측면에서도 연봉 이상 신용대출 허용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월 말 현재 701조 615억원으로, 작년 12월 말 이후 다섯 달 동안 7조 9914억원이나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은행들의 잇따른 대출 규제 완화가 어렵게 잡힌 가계대출의 불씨를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은은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경제 규모와 비교해 가계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은 데다 4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만큼 여전히 금융 불균형 위험을 기조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가계대출이 4∼5월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은 3월 이후 은행들이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한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난 것으로,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은행의 대출 영업까지 강화되면 앞으로도 전체 가계대출 회복세가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7월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만 넘어도 차주(대출자)별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 자산시장도 여전히 부진한 만큼 대출 규제가 대부분 풀린다고 해도 대출이 생각만큼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달부터 강화된 DSR 규제가 실행되면 어차피 근본적으로 빚투(대출 등 빚내서 투자) 등을 목적으로 상환 능력 이상으로 대출을 받기는 어렵고, 주로 기존 대출이 없는 실수요자들만 신용대출 한도 확대 효과를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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