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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완규칼럼] 차별성과 변별력을 확인하는 두번째 TV토론이 되길

(조세금융신문=박완규 논설위원)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34일 앞두고 여야 대선후보 4명이 3일 밤 첫 TV토론에서 정해진 주제를 놓고 2시간 동안 격돌했다.

 

유력 주자로 분류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안철수(국민의당), 심상정(정의당) 후보 4명은 특정 쟁점을 놓고 다소 날 선 공방이 오갔지만, 공약과 정책을 놓고 활발한 논쟁을 벌이는 등 토론 자체는 대체로 무난했다. 다만, 네 후보 공히 차별성이 없고, 변별력이 떨어진 점은 아쉽다.

 

이날 토론을 총평하면 이 후보는 민생경제, 윤 후보는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었고, 안·심 후보는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 부각에 주력했다고 요약되지만, '역대급 비호감'이란 수식어가 말해 주듯 각 후보의 장·단점 또한 확연히 드러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 후보는 오랜 행정 경험과 지식을 담보로 특유의 노련미를 과시했지만 정책 공약 곳곳에 허점이 노출됐고, 윤 후보는 상당히 준비한 듯했으나 대장동 의혹 등 몇몇 쟁점을 제외하곤 정치 초보로서 덜 된 학습과 부족한 식견 등으로 국정 수행 능력에 의문점을 던졌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식견을 표출했지만 어눌한 화법과 심약한 인상 탓에 차별화를 가져오지는 못했고, 심 후보는 노동과 환경 분야에서의 주도적인 모습 외에 여타 정책 공방에선 미진함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점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력 후보 부인들의 '72시간 녹취록' '과잉 의전' 등을 둘러싼 추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네거티브가 국민의 표심을 얻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후보들이 공유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날 토론에서 각 후보는 부동산과 외교·안보, 일자리·성장 분야에서 각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동시에 상대 후보 정책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또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4인 4색'의 정책 방향성이 적극 표출되기도 했다.

 

자유 주제에서는 안 후보가 '연금개혁'에 대한 공동선언을 제안하자 세 후보가 적극 호응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고, 심 후보가 '미투' 논란 관련 사과를 요구해 윤 후보로부터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게 했다.

 

이밖에 대중국 '3불(不) 정책'과 대북 선제타격론, 수도권 사드 배치, 노동이사제, 탈원전 등 사안별로 신경전을 벌였지만, 선을 넘지는 않았다. 미리 정해진 주제와 시간제한 때문에 국민적 관심사가 심층 논의나 차별화가 없었던 게 아쉽지만 이제 첫 TV토론일 뿐이라는 점에서 개진 여지가 있어 위안이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부동층이 30%로 나타났듯, 유권자의 표심 향배를 고려한다면 선관위가 정한 세차례 법정 TV토론만으로는 부족하다. 야외집회나 거리유세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 만큼 일반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송토론이 최선의 대선전이다.

 

각 후보들은 적법성, 공정성을 담보하는 한 양자 또는 삼자, 사자 토론을 수시로 열어 국민들로 하여금 올곧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감내함이 마땅한 처사다. 선거 공학 혹은 전략적 유불리만 따지지 말고 국민에게 정정당당하게 평가받겠다는 담대함이 더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첩경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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