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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업탐구] DGB금융, 실적방어 성공…‘메기’ 대구은행 업고 성장 정체 뚫나

15개월 만에 JB금융 누르고 2위 자리 탈환
비은행 계열사 효자…증권‧보험, 실적견인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 경제가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금융사들의 성장세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는 물론 지방 금융지주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성장 둔화를 타파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주요 금융지주와 지방 금융지주 모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에 비해 다소 운신의 폭이 좁은 지방 금융지주는 그간 효자노릇을 하던 비금융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부동산 시장 둔화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적이 축소되면서 타격이 컸다. 은행 순이익도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 성장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 올해 1분기 지방 금융지주 빅3 중 순위 반등에 성공하며 실적방어를 이뤄낸 금융사가 있어 이목이 집중됐다. 김태오 회장 체제의 DGB금융이다. <편집자주>

 

 

김태오 회장은 2018년 5월 DGB금융 회장에 올라 6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6년 전 취임 당시 인재, 성과, 소통을 강조했다.

 

지방금융사로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 회장이 취임 당시 강조했던 포인트들이 현장에선 어떤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지,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지 종합해 본다. 주요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행보도 주목된다.

 

◇ 지방금융 3사 중 DGB만 미소…IFRS17 도입 덕 톡톡

 

올해 1분기 DGB금융이 15개월 만에 지방금융지주 2위 자리를 탈환했다.

 

2021년 3분기 이후 계속해서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JB금융에 2위 자리를 내줬으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6% 증가하며 본래 자리를 되찾았다.

 

1분기에는 충당금 추가 적립, 이자이익 감소 등 악재가 있었으나 대구은행, DGB생명 등 주요 계열사가 제 역할을 하며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이번 DGB금융의 2위 탈환이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지방 거점 금융사 중 유일하게 1분기 양호한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BNK금융은 7.1%, JB금융은 2.1%씩 순이익이 감소했으나, DGB금융은 나홀로 성장세(3.6%)를 이어갔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BNK부산은행(1453억원), BNK경남은행(850억원), DGB대구은행(1278억원), 전북은행(534억원), 광주은행(732억원) 등이 작년 수준의 실적을 이어갔다.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실적이 축소된 곳도 있었으나,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승부는 비은행 부문에서 났다. 지방 금융지주 빅3 모두 비은행 실적이 축소됐지만, DGB금융만큼은 일부 계열사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달성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관련 수익이 많이 줄어든 데다 대손충당금으로 390억원을 적립했으나, 결과적으로 상품운용부문 반등 덕분에 순이익 140억원을 달성했다.

 

DGB생명 또한 전년 대비 123.4% 증가한 30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맞물려 관련 이익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최근 수년간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까지 악화됐던 DGB생명보험이 올해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DGB생명은 IFRS17이 적용된 1분기 중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IFRS17이 적용되면서 다수의 보험사가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지만, DGB생명의 경우 업계에서도 그 성장세가 눈에 띄게 컸다.

 

DGB생명의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호실적에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DGB생명은 당초 저축성보험을 주로 취급했으나 2017년 IFRS17 기준서 발표 이후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왔다.

 

IFRS17 제도에서 고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보험은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지표를 구하는데 불리하고,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은 수익성은 물론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어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2018년말 기준 DGB생명의 수입보험료는 1조 72억원이었고, 그중 54.2%(5455억원)가 저축성보험이었다. 그러다 그 비중이 1년 뒤 35%로 감소했고 2년 뒤 26.8%로, 3년 뒤인 2021년 말 20.1%로 줄었다. 2022년 말에는 19.1%까지 축소됐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2018년(3701억원) 대비 2022년 333억원 늘어난 4034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변액보험도 급증했다. 2017년 말 DGB생명의 변액보험은 478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 말 3454억원까지 늘었다. 비중 기준으론 5.6%에서 31.7%p 증가한 37.3%를 기록하게 됐는데 DGB생명과 자산 규모가 비슷한 중소형사들의 평균 변액보험 비중이 1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감안하면 증가세 폭이 크다.

 

그간 DGB생명은 그룹 계열사 중 실적 기여도가 큰 곳은 아니었지만, 1분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DGB금융과 비교해 다른 지방 거점 금융사의 비은행 자회사는 실적이 부진했다.

 

BNK금융의 경우 BNK캐피탈이 이자 및 비이자이익이 모두 줄어든 데다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전년 대비 43.3% 감소한 3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BNK투자증권도 PF영업 축소로 인해 44.6% 줄어든 191억원의 당기순이익 달성에 그쳤다.

 

JB금융의 경우에도 JB우리캐피탈이 17% 쪼그라든 4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고, JB자산운용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12억 3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DGB금융 관계자는 “DGB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와 은행의 비이자이익이 양호한 순이익 달성을 견인했다”며 “하반기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대손비용이 다소 증가하겠지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금융기관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취임 초기 목표…핵심 경영철학으로 자리매김

 

올해로 6년째 DGB금융을 이끌고 있으며 내년 3월 두 번째 임기 종료를 앞둔 김 회장은 취임 당시 강조했던 소통, 성과, 인재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단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도 ‘CEO와 함께하는 E.U있는 테마별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직원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해당 행사는 기업문화 슬로건인 ‘im C.E.O’에 맞춰 직원들의 관심사를 들여다보고 화합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분기별 1번씩 진행될 예정이다.

 

성과 측면은 실적을 통해 판단할 수 있는데 1분기 DGB금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6% 증가한 1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인재 부문은 2018년 임기 초기부터 ‘위상재인(爲商在人, 사업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을 거듭 강조해 온 김 회장의 핵심 경영철학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인사와 관련한 변화가 두드러졌는데 올해 3월 DGB금융은 새 인사 체계를 도입했다. 일반직원의 직급(1~7급)이 사라졌고 부서장을 제외한 직원의 직위가 프로페셔널 매니저(PM), 호칭은 매니저로 통일됐다.

 

이후 4월 인사제도 재정립에 맞춰 새 슬로건 ‘사람과 문화가 경쟁력이다’를 도입하기도 했다. DGB금융 인사 파트 부서명칭도 기존 HR기업문화부에서 피플&컬처부로 바꾸며 DGB금융의 인사 철학과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또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 인재상으로 ‘주인의식’, ‘존중’, ‘전문성’ 키워드를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 회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핵심 비전이나 경영전략을 발표하는 것과 비교해 차별화된다는 해석도 나왔다.

 

◇ 지방 금융사 한계, 디지털로 푼다

 

최근 김 회장은 디지털 분야 강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방 금융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앤데믹 시대에 빠르게 진행되는 디지털 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하고 실속 있는 디지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실제 DGB금융은 올해 초 그룹 디지털 전략 통합 연계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 전략 의사결정기구인 디지털가속화위원회를 새롭게 만들었다.

 

디지털가속화위원회는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속한 실행을 도모하기 위해 김 회장을 포함해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 김병희 DGB캐피탈 대표이사 등 그룹 내 금융업권별 대표이사로 구성됐다.

 

◇ 대구은행, 5대 시중은행 체제 깰 메기로 부상

 

DGB금융은 주요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도 도전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내 독과점을 깨고 경쟁을 촉진하겠다며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면서 이르면 올해 안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0여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김 회장은 “시중은행 인가를 받더라도 본점을 계속 대구에 둘 것”이라며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자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지역은행 본연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 충실히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영업에 따른 이익과 자본을 지역 경제에 재투자해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하겠다. 창립 이래 56년간 축적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과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 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의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김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 결정 배경에 대해 “시중은행 전환 시 금리 면에서 자금 조달이 유리하다”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영업할 때 지방은행이라고 하면 차별적인 고객들의 의식이 있었는데 브랜드를 시중은행과 대등하게 간다면 디지털 시대에 여러 가지로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가 신청 시점과 관련해선 “컨설팅사와 논의해 그룹 차원에서 TF를 구성하고 빠른 시일 내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체급 차로 인해 경쟁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는 “성숙한, 내밀한 성장이 중요하다. 강소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업계에선 지방 금융지주 빅3에서 BNK금융, DGB, JB 서열구도가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DGB금융은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태세를 탄탄하게 구축한 만큼 경쟁 우위를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취임 초기부터 소통, 성과, 인재를 주요 경영 포인트로 설정해 목표 달성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역량 강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통한 지방 금융사 한계 극복을 책임지고 있는 김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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