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스톡옵션에 대한 과세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은 회사가 자사의 임직원이 그때까지 제공한 혹은 장래 제공할 역무에 대한 보상으로 부여하는 권리로서, 사전에 약정한 바에 따라 일정 행사기간 내에 일정 행사가격으로 일정 분량의 회사의 주식을 회사로부터 매입할 수 있는 권리다. 이때 스톡옵션에 대한 과세는 어떻게 할까.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부여받고, 이를 행사함으로써 얻게 된 경제적 이익에는 ‘근로의 대가’로 받은 부분(근로소득)과, ‘주가 상승’으로 인한 부분(양도소득)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 세법은 기본적으로 근로기간 중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당시 주식의 시가와 행사가격의 차액을 근로소득으로 보고, 이렇게 취득한 주식을 매각할 때에는 매도가액에서 스톡옵션의 행사가액을 차감한 금액을 자본이득으로 보아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도록 정하고 있다(소득세법 제20조 제3항, 동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17호).
행사시점을 기준으로 소득세 산정
즉 우리 세법은 스톡옵션 행사한 때 주식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여 근로소득세를 산정한다. 얼핏 보면 행사한 때 그 동안 제공한 역무에 대한 보상이 있었다, 따라서 소득의 실현이 있었으므로 정당한 산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대법원은, “소득세는 사법상 성질이나 효력에 불구하고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지배‧관리‧향수하는 경우에 납세자금을 부담할 담세력이 있다고 보아 그에 대하여 부과하는 것이므로, 사법상 어떠한 소득이 생긴 것으로 보이더라도 그것이 계산상‧명목상의 것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경제적 이익을 지배‧관리‧향수할 수 없고 담세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면, 소득세의 과세대상인 소득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2두28339 판결 참조)”고 판시한다. 현행 근로소득세 산정 방식이 이에 부합할까.
가령,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스톡옵션(신주발행형의 경우) 행사의 의사표시 및 신주인수대금 납입, 스톡옵션 행사내역 공시, 신주권 발행계획 통보, 전자등록 신청, 증자등기, 주권상장(등록)신청, 계좌 입고라는 일련의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서 보통은 2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스톡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주식 계좌로 입고되기까지는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이 있는데, 아직 주식 계좌로 입고되지 않은 때를 기준으로 근로소득세를 산정하는 현행 방식이 과연 ‘실제로 경제적 이익을 지배‧관리‧향수할 수 있고 담세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소득세법에 대한 헌법소원
이에 일부 스톡옵션 행사자들은 위와 같은 근로소득세 산정 방식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진행중이다(종합소득세는 신고납부 방식이므로 경정청구 후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형태). 예를 들면 스톡옵션을 행사한 때로부터 실제 주식 계좌에 입고되기까지 주가가 폭락한 경우, 막상 주식이 입고되어 즉시 처분하더라도 근로소득세를 온전히 납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소송과 동시에 소득세법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도 진행중이다.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특징은 불소급효에 있다. 법이 위헌결정되더라도, 그 전에 있었던 해당 법의 적용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형사 유죄확정판결에 있어서는 재심사유가 됨으로써 소급 구제의 길을 열어두고 있지만(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 그 외에는 법적 안정성을 이유로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위헌결정을 위한 계기를 부여한 사건(당해 사건),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 이와 동종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거나 법원에 위헌제청신청을 한 사건(동종사건), 따로 위헌제청신청을 아니하였지만 당해 법률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병행사건)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소급효가 인정된다고 판시한다(헌법재판소 2013. 6. 27.자 2010헌마535 결정 등). 따라서 소득세법 위헌법률심판이 결정되기 전에 구제신청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무법인 청현 변호사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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