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플랜트를 수주한 금액이 총 340억7000만달러(약 50조원)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년 총 수주 금액인 302억3000만달러 대비 12.7% 증가한 것으로, 2015년 364억7000만달러 이후 9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수주액 증가는 중동지역에서의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주액 중 약 46%인 155억2000만달러는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4월 삼성E&A와 GS건설이 수주한 사우디 파딜리 가스 플랜트 증설 프로그램은 73억달러(삼성E&A 60억8000만달러, GS건설 12억2000만달러)의 수주액을 올렸다. 이는 우리 기업이 수주한 역대 해외 프로젝트 중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191억달러), 2012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77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원전을 제외한 단일 플랜트 프로젝트 중에서는 역대 1위다.
또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이 수주한 카타르 퍼실리티 E 담수 복합 발전소(28억4000만달러)는 국내 컨소시엄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국내 기업의 설계·조달·시공(EPC) 수주로까지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동유럽과 동남아 지역에서도 여러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중동 중심의 수주에서 벗어나 플랜트 진출 시장을 한층 다변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세르비아 태양광 발전소를 16억8000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동유럽 지역에서만 총 47억1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에 전체 유럽에서의 수주 금액은 2023년 대비 250.6% 증가한 6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삼성E&A가 지난달 말레이시아 피닉스 바이오(SAF, 지속가능항공유) 정유 시설을 9억5000만달러에 수주하면서 전년 대비 79.1% 늘어난 3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국내 플랜트 EPC 기업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 건의 사항을 듣고 민관이 함께 향후 수주 전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대외경제장관회의 등 범부처 회의체에서 핵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집중 지원하고 반기별로 해외 공관을 통해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발주 현황을 파악해 발주국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해 왔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생산설비 수출의 경우에는 해외 플랜트 수주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수주 상승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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