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1.7℃
  • 맑음강릉 5.7℃
  • 맑음서울 0.3℃
  • 맑음대전 2.9℃
  • 맑음대구 4.2℃
  • 맑음울산 4.5℃
  • 맑음광주 5.0℃
  • 맑음부산 5.5℃
  • 맑음고창 3.9℃
  • 구름조금제주 8.8℃
  • 맑음강화 0.4℃
  • 맑음보은 1.4℃
  • 맑음금산 2.7℃
  • 맑음강진군 5.8℃
  • 맑음경주시 4.5℃
  • 맑음거제 4.8℃
기상청 제공

[전문가 칼럼] 위기의 격랑, 한국 수출의 새벽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새해, 불안한 첫걸음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인사를 전하는 메시지가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다. 전통적으로 새해는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야 하지만, 올해는 달리 느껴진다.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운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국면을 마주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 새해를 ‘불확실성의 해’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 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을 경고하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 인플레이션, 금리 변동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경제 전망을 흐리게 만들고 있어 기업과 개인 모두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중고의 도전 - 정치, 경제, 국제 관계

 

한국 경제는 현재 삼중고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첫째, 국내 정치의 불안정한 탄핵 국면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둘째,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재집권으로 인한 국제 무역 환경의 급격한 변화. 셋째,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이 세 가지 요인은 마치 거센 폭풍처럼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불안정은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운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함께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을 예고한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희망의 씨앗, 스피노자의 지혜를 담아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자라난다. 스피노자1)의 말대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우리는 주변의 혼란에 휘둘리지 않고 각자의 소임에 묵묵히 정진해야 할 때다. 이러한 흔들림 없는 자세야말로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1)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나는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스피노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 등이 처음 한 말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 그들에 의해 직접 남겨진 기록은 없다.

 

지금의 어려움은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현재의 도전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장 큰 경제적 혁신과 성장은 위기의 시기에 이루어졌다. 1970년대 석유위기 이후 한국의 중화학공업이 발전했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에 IT 산업이 도약했다. 지금의 어려움 역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 전환점이 될 수 있으며, 그래서 도전을 혁신의 기회로 만드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미중 무역 변화, 한국 수출의 새로운 기회

 

최근 국제 무역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 감소는 역설적으로 한국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 기계류, 조선 분야에서 한국의 수출 비중이 15~20%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중 무역 변화의 핵심은 기존 글로벌 공급망의 근본적인 재편에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 제재와 디커플링(탈동조화) 정책으로 인해 전통적인 무역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같은 중견 무역국에게 전략적 재포지셔닝의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의 첨단기술 제품군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 대체재로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IT 수요와 한국 기술의 경쟁력

 

글로벌 IT 수요의 지속적 확대는 한국 수출에 또 다른 호재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분야들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 수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AI와 데이터 경제의 급성장으로 반도체, 첨단 전자기기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의 첨단 반도체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5G,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IT 기업들은 오히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더욱 견고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신뢰성, 그리고 지정학적 위치가 주요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저력

 

주요 수출 대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경제의 저력은 눈부시다.2) 세계 경제의 점진적인 소비와 투자 회복 조짐 속에서 안정적인 무역흑자 유지도 기대된다.

 

2) 2024년 수출입 평가 및 2025년 전망(TRADE FOCUS 2024년42호, 한국무역협회)

 

이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탄력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경제의 강점은 ‘빠른’ 기술 혁신과 글로벌 ‘대응력’에 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6천 달러를 넘어섰으며, OECD 국가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수출 주도형 경제 모델, 높은 교육 수준, 혁신적인 기업 문화 등이 한국 경제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적응력과 혁신 능력은 여전히 높이 평가받고 있다.

 

희망의 씨앗을 뿌리다

 

불확실성은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국내외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수출은 새로운 길을 개척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듯, 미래를 향한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어려움은 지나갈 것이고, 우리가 심은 희망의 나무는 계속해서 자라날 것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우리의 혁신적 사고와 도전 정신에 달려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는 끊임없는 혁신과 적응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스피노자의 지혜처럼, 우리는 지금 미래를 향한 희망의 씨앗을 묵묵히 심어야 한다.

 

동양의 지혜에서 뱀은 예로부터 지혜와 신성함의 화신이었으며, 그 풍부한 산란으로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2025년 을사년은 특히 청사(靑蛇), 즉 푸른 뱀의 해로, 일반적인 뱀띠 해를 넘어 더욱 역동적이고 활기찬 변화의 기운을 품고 있다. 대한민국이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이 푸른 뱀의 해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과 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해가 우리 모두에게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차, 혁신과 성장을 향한 지혜로운 여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을사년의 푸른 기운이 우리의 무역과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대한민국이 세계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현)경인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경기TP, 인천TP 등 기관 전문위원

•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월드클래스플러스사업 선정평가 위원

• 고려대학교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