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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FTA 원산지 특례 ‘누적기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RCEP의 ‘누적기준’은 보호무역이 득세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핵심 사항이다. 지금 세계는 미국 중국간 무역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은 과거 냉전체제로의 회기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을 키웠다. 이런 큰 틀의 글로벌 변화에 있어 기업에게는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그 무엇보다 요구되어진다. 그 솔루션의 중심에 FTA 누적기준이 있어 이의 충분한 이해와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누적기준의 이해와 필요성

 

어떤 물품에 대해 FTA 혜택을 받고자 한다면 수출 물품이 협정에서 정한 원산지기준을 ‘수출국’에서 충족하여야 함이 기본이다. 즉 양자간 협정의 특성상 체결 당사국 물품임을 증명해 내야 하는데 그 증명은 당연히 수출국에서 이루어진 것만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데 FTA의 취지에는 체결국간 여하한의 교역을 절대적으로 확대하여 경제규모를 키워 성장하는 데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각 체결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자국산과 동일한 지위로 인정해 준다면 실질적 FTA 시장통합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누적기준(accumulation, cumulation)은 이러한 필요에 의해 나온 특례이다. 즉 최종 물품의 생산자가 FTA 체약상대국의 원재료를 사용해 물품을 생산했다면, 그 원재료도 최종 물품 생산국산(産) 원재료(원산지 재료)로 보아 그 가치를 포개어 쌓는(누적) 것이다. 수출국에서 창출된 재료, 공정, 부가가치 뿐만 아니라 협정 상대국에서 창출된 재료 등도 포함하여 유리하게 원산지를 판정하게 된다.

 

따라서 수출국뿐만 아니라 협정 상대방 영토까지 역내 원산지로 확장된다. 이는 원산지 영역(경제영토)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아, 역내(체결)국간 교역과 투자가 활성화되고 역내가공산업이 촉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FTA 누적 원산지규정의 이해

 

누적기준은 누적형태에 따라 양자누적, 교차누적, 유사누적, 완전누적 등의 형태가 있을 수 있고, 지역적 범위에 따라 양국누적과 다국누적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투입요소(누적대상)에 따라 재료누적, 부가가치누적, 공정누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1. 누적형태에 따른 분류

 

양자누적은 누적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협정 상대국 원산지 상품이나 재료를 자국의 것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누적대상은 협정 상대국에서 원산지규정을 충족한 상품이나 재료만이 해당된다. 설령 상대국에서 생산되었다고 하더라도 원산지를 획득하지 못한 재료 등은 누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교차누적은 해당 FTA의 당사국이 아닌 일정 국가가 공급한 재료를 일정 조건하에 원산지로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때 서로 달리 체결한 협정에서 규정한 원산지규정은 동일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는 한-캐나다 FTA와 EU-베트남 FTA(이하 EV FTA)가 교차누적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물품, 재료에 대해서 교차누적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한-캐나다 FTA에서는 미국산 자동차 부품이 한-캐나다 FTA에서 정한 원산지규정에 충족된 경우 역내산 원재료로 간주된다.

 

한편 EV FTA에서는 한국산 직물이 그 대상이다. 즉 베트남에서 제조되어 EU로 수출되는 의류(HS 제61류, 제62류)에 결합되거나, 추가 가공을 거쳐 사용된 한국산 직물(fabrics)은 베트남산으로 간주하여 원산지 자격을 부여한다. 이때 한국산 직물의 원산지 판정은 한-EU FTA 원산지기준에 따라 결정됨에 유의해야 한다.

 

유사누적은 각 국가가 상호 FTA를 체결하고 있을 때 동일한 원산지기준의 상품에 대해 누적을 허용하는 기준을 말한다. EU를 중심으로 EFTA, 터키, 지중해 지역 국가에서 도입한 Pan-Euro-Med cumulation(범유로지중해누적)이 이를 대표한다.

 

완전누적은 단일의 특혜 영역으로 간주되는 복수국간 적용하는 방식으로 누적의 대상이 비단 당사국의 원산지 재료만이 아닌 역내국에서 수행된 모든 작업이나 역내 공정 및 부가가치 모두를 최종 완성제의 원산지 결정시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2. 지역적 범위에 따른 분류

 

양국누적은 미국과 체결한 한-미 FTA와 같이 한 나라와 한 나라가 1:1로 맺은 협정에서 이루어지는 누적을 말한다. 반면 다국누적은 아세안 또는 EFTA와의 FTA같이 체약 당사국이 여러 국가로 이루어진 1:n 또는 n:n의 누적을 말한다.

 

다만, EU는 27개국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EU 자체를 하나의 당사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다국누적이 아닌 양국누적에 해당됨에 유의해야 한다. 다국누적의 예로서 베트남으로 수출한 한국산 재료로 베트남에서 완제품을 생산하여 우리나라로 재수출할 경우 최초 한국산 재료를 베트남 원산지 재료로 간주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여러 국가와 동시에 원산지 누적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다국누적은 양국누적에 비해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어 유리하다.

 

3. 누적대상에 따른 분류

 

재료누적은 체약 상대국의 재료를 당사국의 재료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공정과 부가가치를 누적하는 공정누적은 상대국에서 이루어진 공정을 당사국에서 수행된 것으로 간주하는 기준이다.

 

재료누적은 세번변경기준 또는 부가가치기준의 충족을 완화시켜 주며, 공정누적에 의해서는 가공공정기준 충족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활용에 따라 세번변경기준 및 부가가치기준의 충족에도 도움을 준다.

 

즉 ‘원산지’ 재료뿐만 아니라 FTA 상대국에서 공정은 이루어졌으나 원산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비원산지’ 재료에 대해서도 그 공정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를 인정하고 (세번이든 부가가치이든) 그 과정을 누적해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FTA 원산지 특례 기준인 누적기준의 전반에 대해 두루 살펴 보았다. 다음에는 누적기준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양자누적, 교차누적, 유사누적, 완전누적을 사례와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그 원재료도 최종 물품 생산국산 원재료로 보아 그 가치를 포개어 쌓는 것이다. 이는 원산지 영역이 확대되어 체결국간 교역과 투자가 활성화되고 역내가공산업을 촉진시킨다.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현)경인여자대학교 무역학과 겸임교수
• (현)관세청 공익관세사
• (현)「원산지관리사」및「원산지실무사」 자격시험 출제위원
•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전)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 •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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