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산삼’은 동아시아 전통의학에서 그 유익한 효능으로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져 왔고, 다양한 전설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신비의 식물이다. 신령한 힘이 깃든 식물로, 때로는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어 이를 찾아내는 것은 특별한 인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다.
그래서인가. 이것은 왕실이나 귀족층의 독점물이었고 왕이나 고위 관리, 혹은 외국의 사절들에게 주는 선물로도 사용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특히 중요한 약재로 간주하였고, 전통 한의학을 기록한 “동의보감”과 같은 고전에도 이의 효능과 사용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산삼을 발견하면 국가에 바쳐야 할 만큼 귀중한 자원이었다. 이것을 찾아내는 채취인을 ‘삼꾼’이라고 불렸으며, 이들은 산에서 평생 산삼을 찾아 헤매는 삶을 살았다.
이렇듯 산삼은 매우 구하기가 힘든 식물이다. 이내 사람들은 산삼과 비슷한 효능을 가지면서 좀 더 쉽게 손에 넣을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삼(蔘)의 씨를 산에 심어 자연상태로 재배하는 법을 착안했다. 이렇게 생산된 삼을 자연삼에 상대되는 말로 재배삼이라 하며, 그중에서도 특별히 ‘산양삼’(山養蔘, Wild-simulated ginseng)으로 구분하여 따로 관리하고 있다.
즉 산양삼은 차광막 등 인공적인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재배하여 국가 기관으로부터 그 효능을 인정1)받은 삼이다. 일반적으로 밭에서 재배하는 인삼(가삼)과 구별된다.
1) 한국임업진흥원의 품질검사에 합격해야 한다.
과거에는 장뇌삼, 산양산삼 및 산양삼 등 다양하게 불렸지만, 이 식물의 중요성으로 산림청에서는 용어를 정립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산양삼’으로 단일화해 현재에 이르렀다.
역사적으로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토종 산양삼의 수요가 많아지자, 외국에서도 그 공급이 이루어지며 우리나라로의 수입이 급증2)하고 있다.
2) 수입량: (’20년) 1.7톤 → (’21년) 9.9톤 → (’22년) 10.8톤 → (’23년 7월) 5.2톤
그런데 일부 조악한 품질의 수입 외래 산양삼이 K-산양삼의 이미지를 발판삼아 고가에 판매되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예상한 건강상의 이점을 얻지 못하고, 돈을 낭비한 것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품질 문제는 해당 제품뿐만 아니라 관련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으며 이런 불량한 수입판매상 때문에 고품질의 산양삼을 판매하는 정직한 생산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관련 법3)에서는 산양삼을 ‘특별관리임산물’로 지정하여 별도로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현재 법으로 지정된 특별관리임산물은 ‘산양삼’ 하나다.
3)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에 관한 법률
특별관리임산물(산양삼) 수입 시 품질관리 절차
소비자와 생산자, 판매자 모두를 위해 산양삼을 수입할 때는 몇 가지 엄격한 품질관리 절차를 거쳐 유통해야 한다. 산림청과 관세청은 이를 통제하는 주요 기관으로, 산양삼이 국내에 들어올 때는 다음과 같은 주요 절차를 따라야 한다.
1. 소스 확인: 수입되는 산양삼이 합법적인 경로에서 나온 것인지 소스를 확인 2. 품질 검사: 외부 전문기관(한국임업진흥원)을 통해 산양삼의 품질을 검증 3. 검역 절차: 농업 및 식품 관련 규정에 따라 산양삼의 안전성을 검사 4. 인증 마크 부착: 모든 절차를 통과한 산양삼에는 품질 검사 합격증을 부착하여 소비자에게 정보 |
4) 출처: 한국임업진흥원
즉 산양삼을 수입하고자 하는 경우, 수입신고필증 사본 등 필요 서류와 함께 전문기관에 품질 검사를 신청하고, 해당 기관은 농약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기준에 따라 품질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검사 결과는 1년간 유효하며, 검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폐기 또는 반송해야 한다.
이의가 있다면 이의신청을 통해 재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최종 유통과 판매 단계에서는 통과된 품질검사에 대한 합격증을 부착해야 하며,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수출 확대의 전망
산양삼은 건강 및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 관심 증가와 함께, 특히 한국의 산양삼은 독특한 성분의 높은 품질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수출 확대의 가능성이 충분한 우리의 핵심 작물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업계는 이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채취 및 유통 체계 구축, 국제 인증 취득(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관리)으로 신뢰도 향상, 해외 시장 조사를 통한 마케팅 전략 수립, 품질관리와 안전 기준 준수를 위한 인프라 강화 등이 있다.
산양삼의 글로벌 시장 수출 확대는 한국의 임업 경제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며, 국가 이미지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지속 가능하고 합법적인 산업 구조 속에서 산양삼은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의 전통 약초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현)경인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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