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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국가 보안망의 완성과 관세법의 진화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1776년 미국 건국 이래 본토의 상징적이자 실질적 최중심부인 세계무역센터(WTC)와 수도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이 공격받았다. 미국민들은 세계 최강이라는 자존심에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를 받았으며 전 세계인들도 충격에 빠졌다.

 

사건 이후 조종석 출입문은 총기와 수류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화 철제문으로 대체됐다. 또 2명인조종사 중 1명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다른 승무원이대신 조종실에 들어가는 조치를 시행하는 등 운항에 대한 보안조치가 대폭 강화되었다.

 

그밖에 정치적으로는 ‘테러리즘’이라는 화두를 전 세계에 던지게 되었다. 사회적으로는 무슬림에 대한 무차별적인 증오와 편견이 강화되는 계기를 낳았다.

 

2001년 9월 11일, 알 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조직은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항공기 동시 다발 자살테러 사건을 일으켰다. 발생 일자를 따서 ‘9·11테러사건’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미국대폭발테러’를 말한다.

 

미국대폭발테러 이후로 ‘테러 예방’이 미국의 최고정책목표가 되었다. CSI1)와 C-TPAT2)을 시행하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화물에 대한 엄격한 보안 관리를 하게 되었다.

 

테러사건이 발생한지 5년이 지나 이후 이러한 제도를 아우르는 물류보안의 결정체가 미 의회를 통과하였다. 이른바 ‘항만보안법(SAFE Port Act ; Security and Accountability For Every Port Act of2006)이 그것이다.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자국의 물류보안기준을 국제기준화 시키고 이를 국제적으로 시행하게 하여 물류보안제도의 세계화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 의회에서도 노골적으로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항만보안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 부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당위이다.

 

올해 초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는 현행 관세법을 둘로 나누어, 조세이외의 부분을 뽑고 이를 더욱 고도화한 ‘새로운 통관절차법(가칭)’ 제정을 논의했다고 한다. 국세는 부과·징수, 감면, 처벌 등의 세정 목적에 따라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 12개 세목별 법령, 조세특례제한법, 조세범처벌법, 조세법처벌절차법의 별도 법령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이에 비해 관세는 관세법 하나로 모든 것을 포괄하여, 비대해져 있는 상황에서 나온 논의라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국제 정세와 맞물려서라도 더 늦지 않게 시작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민의 건강과 사회의 안전확보 위한 법 규정 시급

 

우리의 발전된 사회 내부적인 이유로도 새로운 통관절차법의 욕구는 충분하다. 최근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유명인의 마약관련 뉴스는 실로 ‘마약청정국’이라 자부해왔던 우리에게 더 이상 이 사회도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어떻게 보면 사회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한 마약의 구매와 투약은 일반인에게도 거리낌 없이 접근해도 되는 것으로 인식하게 하는 매우 위험한 신호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마약의 주문을 인터넷으로 손쉽게 했다는 기사는 우리의 사회 안전망에 커다란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충분하다.

 

해외직구가 일상화되어 모든 국민이 무역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금의 시대에서 과거 규모가 큰 기업형 통관 중심체계의 현 관세법은 현상을 포함하는 치밀한 규정을 만들기에 최적(最適)하지 않다. 그릇이 다르다.

 

국경에서 국민의 건강과 사회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가치로 떠오르고 있는 세계 트렌드 속에서 불법·위해 물품의 철저한 차단과, 어찌 어찌하여 통관에서 단속이 되지 않아 반출이 된 물품이더라도 유통이 확산되기 전에 이를 신속히 회수하는 구체적 안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규정이 오남용 되어 수출입자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투명한 절차가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변화무쌍 진화하는 사회, 법 제도는 규정 미비로 난항

 

너무 무겁고 뚱뚱해져 빠르게 변천하는 국내외 거래수단에 미련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관세법을 분법(分法)하여 세태에 어울리게 고도화 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 또한 규제 일변도로 간다든가 주무 관청의 권한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견제하여야 한다. 오히려 기존의 포괄적이고 불명확한 규정으로 인해 예측불가의 비즈니스 환경을 명쾌하게 해소시켜 그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수입금지물품(관세법 234조)이 그러한 것 중의 하나이다. 관세법 234조는 수출입의 금지품목으로 ①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풍속을 해치는 서적·간행물·도화,

영화·음반·비디오물·조각물 또는 그밖에 이에 준하는물품 ② 정부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첩보활동에 사용되는 물품 ③ 화폐·채권이나 그 밖의 유가증권의 위조품·변조품 또는 모조품을 규정 하고 있다.

 

그런데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주관성이 개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또한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판단기준이 변하고 다를 수 밖에 없다. 세법상 명확성을 가져야한다는 원칙인 조세 명확주의의 핵심은 법령의 표현이나 용어의 선택이 명확하여 일반 국민이 법을 읽고 자신의 행동의 한계를 쉽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본 조항은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해 일반 국민에게 여러 불이익을 안기고 있다.

 

예를 들어 성인용품이 그러하다. 많이 개선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성인용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가끔씩 열리는 ‘성인용품통관심사위원회’의 회의 결과에 따라 그 통관 여부가 결정된다. 그때까지는 보세구역에서 물품을 적치해 놓고 있으며 발생하는 비용의 계속되는 증가뿐만 아니라 통관여부의 불확실성을 감내해야 하며, 동시에 이로 인한 안정적 비즈니스 플랜이 불가하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성인용품 수입 통관 가부결정의 기준은 풍속보다는 오히려 위생이 문제가 되어야 한다. 인체의 은밀한 곳에 사용되는 성인용품은 국민건강과 보건위생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성인용품에 대한 수출입 신고는 그 물품이 전자식이면 전자제품의 기타제품으로, 속옷의 형태라면 속옷 등으로 신고하는 방법으로 통관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신고가 들어가다 보니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한 관련법과의 연동이 되지 않고 있다. 국경에서 국민보건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품목에 따라서는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등의 관련법에서 승인 등을 받아야 세관 통관이 가능한 것들이 있다. 이를 세관장확인대상 물품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아무 제한 없이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관통관은 면허가 있는 전문가가 일반 국민과 관세청 사이에 최적화를 이루며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나, 세관장확인대상 물품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법의 허점이다.

 

또한 남부경제협력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 우리 헌법이나 국제법과의 모순도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되어야한다. 관세법상 외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남북상황을 고려하여 용어의 정의에 보완이 필요하며, 남북한 왕래자의 휴대품과 반출입 물품에 대해 신고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 기타 남북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여러 가지 개선책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심도 있게 다루어져야 할 내용으로 급격히 그 기술이 발전하는 전자상거래 등과 같은 것으로 많이 있다. 어렵게 새로운 법체계의 틀을 만들어가는 첫 발걸음을 띄었다. 미래에 일어날 일까지 예측하며 모든 사회현상을 담아낸 법을 만들면 제일 좋겠지만 사람이 만든 것

이라 그럴 수 없다.

 

이러한 것은 시행 중 개선하고 보완하면 될 일이다. 정부는 관세 국경에서 우리 국민의 건강과 사회안전망을 철저히 지켜주어야 한다는 대전제 속에 국가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러함을 잘 인식하고 꽤 괜찮은 법이 나오길 바라마지 않는다.

 

[프로필] 고 태 진
•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관세청 공익 관세사

• 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원산지실무사」 교재집필 및 출제위원

•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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