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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무역에서 찾은 코로나발(發) 경제위기 해법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형편없이 떨어지던 ‘코스피’가 강력한 ‘V’자형 반등세를 보였다. 4월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5.26포인트(7.8%) 오른 1860.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들의 순매도에 비해 ‘동학개미혁명’으로까지 비유되는 개인들의 막대한 신규자금의 유입으로 반등 강도가 강해진 탓이다.

 

이 대목만 살펴보면 외국인은 우리나라를 다 버리고 가는데 우리 기관도 지켜주지 못한 시장을 국민 하나하나가 살린 것 같아 한편 뿌듯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 나라가 막대한 양적완화 정책은 물론이려니와 현금 자체를 국민들에게 뿌리며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회사채도 사준다고 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도 마련해준다고 한다. 주식도 바닥을 치고 오르고 있는 듯 보이고, 여러 정부 정책들도 그러하니 이제 경기는 나락에서 벗어나 V자를 그리며 블링블링 살아날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코로나에 ‘휘청’… 해외공장 연쇄 가동중단

 

세계 유일 패권국인 미국의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실업률을 보자.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니 일단 국민의 생명권을 최우선하는 정책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표적이며 이에 근거해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는 ‘폐쇄’(셧다운, Shutdown)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니 생산에서부터 판매·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체 경제 프로세스가 얼어버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5월 1일까지 문을 닫는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도 재개일을 13일에서 24일로 미뤘다. 조지아 공장은 3월 30일부터 멈춰있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27일에 문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점점 악화되는 현지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얼마든지 연장될 수 있다.

 

봉쇄령은 없지만 공장을 닫는 지역도 많다. 생산을 해봐야 판매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현지 정부권고와 생산해 봐야 소비가 절벽인 상황에서 재고만 늘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미주 최대 공장 중 하나인 멕시코 TV 공장을 닫았다.

 

그밖에도 북미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공장도 일정 기간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미국 미시간주의 자택 대기 명령에 따라 LG화학과 삼성SDI는 현지에 있는 배터리 셀, 배터리 팩 공장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은 9개국 가공센터 중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동을 멈췄다. 미국, 체코, 슬로바키아에서는 부분 가동 중이고 러시아, 터키, 브라질, 멕시코, 인도에서는 가동을 멈췄다. 이러다 보니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끝나도 미국의 경제위기 지속될 것”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29일~4월 4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1만 건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최정점에 있던 2009년 6월에 기록이 661만 건이었으니 그 규모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2월까지 최근 1년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매월 평균 21만 6000건과 비교하여 코로나 이후 3주간 기록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모두 1680만여 건이라 하니 얼마나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3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블 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업률보다 3배 높은 수치인 30%의 실업률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경제성장률의 큰 폭의 하락과 미국 국내총생산의 50%까지 폭락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OECD가 발표한 경기선행지수(CLI)를 보면, 대부분의 주요국의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의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경기 팽창, 100 미만이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한다. 절대 수치보다는 상승 흐름인지, 하강 흐름인지를 봐야 한다.

 

OECD의 3월 CLI는 미국 98.9, 중국 98.8, 영국 98.2, 독일 97.5, 일본 98.4, 프랑스 98.8, 캐나다 97.8, 한국 99.3으로 전달보다 0.3~2.25%가량 감소했다. OECD 회원국 전체의 CLI는 작년 11월 99.4, 12월 99.5, 올해 1월 99.5, 2월 99.6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3월에 98.8로 급락했다.

 

미국의 ‘경제 셧다운’ 파급력, 국내 경제 후폭풍 우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사망자수도 역대 급이다. 미국이 지난 3월 중국을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데 이어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사망자도 2만 460명1)으로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다 희생자를 낸 국가가 되었다.

 

1) 실시간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자료

 

이러한 상황은 곧 미국 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식당, 편의점 등 소상공인에게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이를 나와 직접적 상관 없을 것이라는 먼 나라 얘기로 치부하는 순간 위기는 온다는 데에 있다.

 

최근 급격히 올라가는 증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예상외 1분기 영업실적과 눈에 띄게 줄어든 한국내 신규 확진자 수로 바닥에서 탈출했다고 판단하면 매우 위험하다. 진짜는 앞으로다.

 

현대 경제는 우리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상황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이 GDP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는 더욱 주요 국가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술한 미국의 상황2)에서 보듯이 부정적 영향은 곧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크게 닥칠 것이다. 본격적인 위기가 온다는 얘기다.

 

2) 유럽 등 전 세계 크게 다르지 않아 이들 국가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읽으면 된다.

 

최악의 위기, 최고의 기회로 만들어야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예측되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위기는 잘만하면 세계 속에 우리를 알릴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사람에게는 생명만큼 절실한 게 없는데 그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을 한국이 잘 조절해 나가고 있으며, 세계의 눈은 이러한 모습을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매우 집중해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과 문화, 정치·경제를 뛰어 넘어서 말이다.

 

그동안 한국의 의료용품 시장은 서구 선진국에서 그리 알아주지 않는 변방에 속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보여준 방역관리시스템은 방역 모범국으로 손색이 없었고, 그 때 사용된 진단키트 등 탁월한 성능의 의료용품들은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 수출 기회가 커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며 개인보호용품 품목의 경우도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2%였다. 주요한 개인보호용품 수출국은 중국(17%), 독일(13%), 미국(10%) 등 3개국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이중에서도 마스크는 중국의 점유율이 25%에 달했다. 아쉽게도 한국은 개인보호용품 수출 상위 10개 국가에조차 들어가지 못했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켰다. 많은 나라들은 코로나19 전염병을 컨트롤하는 한국의 방역체계와 관련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의료용 품목의 수출 기회 또한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 손소독제 수출은 604%, 진단키트 수출은 117% 급증했다.3)

 

3) 참조 : 코트라(KOTRA) 발표자료

 

뿐만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하였다. 밖으로 나오지 못해 쇼핑도 자유로이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서 먹거리는 반드시 비축해 두어야 한다. 그래서 비상식량 개념으로 한국산 라면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지난 3월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업무 활동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컴퓨터, 바이오·헬스, 화장품 등의 수출도 늘었다. 앞으로도 반도체(0.6%), 컴퓨터(5.0%) 등은 비대면 접촉 증가에 따른 IT 수요 증가로 수출이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바이오·헬스(25.8%)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건강 관련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수출이 급증하였으며,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작금의 상황으로 보아 지속적 수출 효자 품목이 될 수 있다.

 

미증유(未曾有)4)의 사태로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함은 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치료제가 서둘러 개발되는 것이 가장 빠른 경제 회복의 길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임상의 과정까지 넘어야할 산이 너무도 많다.

 

4)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이라는 뜻으로, 처음 벌어진 일이라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사건이나 일

 

설령 약이 개발된다고 해도 경제 회복은 더딜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과 소상공인이 문을 닫은 후일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무너진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극단의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잘 대처하고 또 정부가 모든 가용한 자원을 쏟아 지원하면 우리나라의 국격은 그야말로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 사태에 꼭 필요한 물품들 대부분이 우리가 잘 만드는 것들이다. 최악의 위기가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 관세청 공익관세사
• 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원산지관리사」 및 「원산지실무사」 자격시험 출제위원
• 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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