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당국의 의지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LTV와 DTI 완화해 대출여력을 늘리겠다는 정책당국의 의지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KDI는 '가계부채의 위험에 대한 이해와 위험관리 체계의 설계 방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부채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 높은 편이고 부채 증가속도 역시 소득 증가속도보다 빠르다는 지적이다.
KDI는 일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85%에 달하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하는데 2013년 현재 우리나라의 GDP(신기준)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85.6%로 이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체 가계부채의 50%가량이 소득 또는 순자산 상위 20%가구에 분포하고 있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부채가구의 순자산여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 규제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KDI 김영일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이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LTV를 완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다만 LTV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지역 간, 금융업권 간, 연령대별로 불합리한 측면이 있었다면 이를 합리화하는 작업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담보대출 상당수가 만기 일시대출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장기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대출자에게는 세제혜택이나 소득공제 그리고 은행 등 금융권에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위험가중치를 조정해 주는 정책적 노력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25일 한국 정부가 LTV·DTI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가 이미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 비율을 더 높이고,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OECD도 2년에 한 번씩 내놓는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면서 가계부채 연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HSBC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이에 따라 민간소비 회복 및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HSBC는 1분기 가계부채 증가율(+6.4%,yoy)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분기에도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의 가계대출(총 가계부채의 약 47% 차지) 증가율이 작년 2월(+1.9%,yoy)에 저점을 기록한 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5월 4.3%(yoy)를 기록했다.
HSBC는 가계부채 부담이 민간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예상치 못한 경제적 충격이 금융시스템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햤다.
또 작년 4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1.8%p 상회한 점을 상기하면서, 과도한 가계부채가 채무상환부담 증가로 이어져, 가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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