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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2 (목)


[이슈체크] 수주 잭팟의 역설…해외건설, 수익성 ‘남기기’서 갈렸다

삼성 ‘구조 의존’·현대 ‘선제 반영’·대우 ‘회복 변수’…엇갈린 수익성 해법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해외 수주 확대가 이어지며 건설사들의 외형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얼마를 따냈느냐보다 그 현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남기고 있느냐가 성적표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을 보면 같은 해외 시장에서도 손실을 처리하는 방식과 이후 수익성 회복 전략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 삼성물산, 안정적 수익 구조…“하이테크 의존의 한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하이테크(반도체 공장) 중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건설부문 매출은 약 13조 원대, 상사부문은 14조 원대 수준으로, 각각 34.7%와 35.9%를 차지하며 전체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건설부문 내에서는 하이테크 사업이 핵심 수주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수주 목표 23.2조 원 가운데 약 6.8조 원(약 30%)을 하이테크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건설계약 총 도급액은 약 98조원, 계약잔액은 약 29조원 수준으로, 향후 실적을 좌우할 물량 역시 상당 부분 확보된 상태다.

 

다만 취재 과정에서는 이 같은 구조의 특성도 함께 확인된다. 반도체 공장 등 하이테크 사업은 발주처 일정에 따라 물량이 결정되는 특성상, 회사 스스로 물량을 조절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 나왔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인 동시에, 수익성이 발주처의 설비투자(CAPEX)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구조를 의미한다. 실제로 하이테크 수주 비중은 재작년 40%를 웃돌던 수준에서 올해 약 30%로 조정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현재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5대 5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구조 속에서 하이테크 중심 수주 전략이 병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동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회사 측은 손익이 준공 이후 정산 단계에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기 실적 변동을 최소화하는 대신, 수익성 확정 시점을 뒤로 미루는 보수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은 안정적인 외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의 결정 시점과 규모가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는 구조적 특성을 동시에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규모 수주 잔액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수익성 결정이 발주처 투자 일정에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점은, 향후 실적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현대건설, “손실은 털었지만”…LD 공포가 만든 ‘선제 비용 투입’

현대건설은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관리 국면에 놓여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약 6조5000억 원) 등 대형 수주를 확보하며 외형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장 단위에서는 비용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아미랄 프로젝트는 약 2조8000억원, 자푸라와 마잔 등 주요 중동 플랜트 사업도 각각 2조원대 규모로, 단일 현장 리스크가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구조다.

 

현대건설 측은 일부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비용 증가에 대해 “일정 준수를 위해 투입된 비용은 이미 2025년 사업보고서에 반영된 사안”이라며 “전체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설명을 종합하면, 사우디 마잔2, 자푸라1 등 주요 현장에서는 지체상금(LD) 부담을 피하기 위해 추가 비용 투입이 이뤄졌으며, 내부적으로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LD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단순한 비용 증가가 아니라, 공기 지연 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손실을 차단하기 위해 현장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는 선택이었음을 의미한다. 손실을 뒤로 미루기보다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리스크를 조기에 정리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다만 이러한 대응이 모든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회사 측 역시 자푸라 프로젝트에 대해 “해외 플랜트 내 비중은 크지만, 회사 전체 수익성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건설은 당장의 수익 극대화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데 방점을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조 단위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외형은 확대됐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LD 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수익성이 일정 부분 훼손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 대우건설, 턴어라운드 ‘진행형’…클레임에 달린 회복 여부

대우건설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선제 반영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수익성 회복은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토목부문은 약 1조4000억원 매출에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회사 측도 손실의 상당 부분이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턴어라운드 시점을 특정 분기로 보기는 어렵고 2026년 전체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 목표 역시 18조 원으로 제시됐지만, 실적 회복 시점은 단기보다 중장기에 가깝다는 의미다.

 

또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주요 거점 국가와 관련해서는 “달러 수금 현장이 많아 환율 상승이 반드시 부정적인 요소만은 아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는 일부 현장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클레임이다. 취재 결과 싱가포르·베트남 등 일부 해외 사업과 관련해 공사비 증액을 위한 클레임 제기가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비용 조정이 아니라, 이미 발생한 원가 부담을 발주처와의 협상을 통해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느냐를 두고 벌어지는 협상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회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아직 클레임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진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우건설의 턴어라운드는 결국 ‘현금 회수’로 증명해야 하는 단계로 해석된다.

 

대우건설 측 역시 수익성 가이드라인에 대해 “과거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내부 심의 절차를 강화하며 점차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구조적 개선이라기보다 리스크 관리 강화에 가까운 조치로 해석된다.

 

대우건설은 과거 손실을 털어낸 이후, 이제는 실제로 돈을 받아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상황으로, 턴어라운드는 시간보다 ‘현금 회수’로 증명해야 하는 국면에 진입했다.

 

◇ 수주 이후가 갈랐다…“남은 리스크가 성적표 좌우”

세 건설사 모두 해외 수주 확대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단계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하이테크 중심의 안정적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 결정이 외부 변수에 좌우되는 한계를 안고 있고, 현대건설은 비용을 선제 반영하며 리스크를 통제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클레임을 통한 공사비 회수를 통해 실질적인 반등을 노리는 단계에 진입했다.

 

외형 성장은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는 수주 잔고보다 실제 현금 흐름과 리스크 통제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같은 시장에서도 서로 다른 해법을 택한 3사의 선택이 향후 수익성 격차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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