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오는 12일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ECB가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추가 정책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사용 가능한 부양책을 모두 실시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정책금리 인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ECB는 정책금리를 0.05%로 0.1%p 인하하고 하루짜리 예금에 적용되는 예금금리와 초단기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2%와 0.3%로 10bp씩 인하했다.
또한 10월부터 ABS를 매입, 소위 비전통적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키로 했다.
ECB가 서둘러 부양카드를 모두 동원하는 배경에는 유로 경기가 자칫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질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전 합의 보도가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로 경기에 악영향이 커지고 있음도 서둘러 부양책을 사용할 수 없는 배경으로 작용함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정책금리 인하, 9월중 TLTRO 실시, ABS 자산매입과 더불어 유로 약세 현상에 힘입어 유로 경기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 유로화 약세에 기반한 유로 캐리 트레이드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해 있는 시점에 고무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ECB의 공격적 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한계의 리스크도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6월부터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시행했지만 커다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정책금리 인하가 얼마나 약발을 보일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가의 2년물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시중 금리의 추가 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ABS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 의견도 팽배하다. 무엇보다 자산매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유럽의 ABS 시장 규모가 미국에 비해 작아 ABS 매입에 따른 유동성 확대 효과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년말 가준으로 유럽 ABS 발행잔액은 약 1.4조 유로로 미국의 1/5수준이다.
금융권은 유로 캐리 트레이드 확대 가능성은 국내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은 일단 ECB 부양정책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유로화 약세 심화에 따른 이종 통화 환율 리스크가 심화될 수 있음은 국내 수출경기 회복 및 기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EU 수출이 유로화 약세로 또 다시 주춤해질 경우 수출 경기 회복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정책금리 인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Economist는 “환율 리스크가 경기회복세에 장애물로 작용할 공산이 높아 추가 정책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ECB의 공격적인 정책금리가 한은으로 하여금 정책금리 인하 압력을 높이는 명분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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