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가 아이코스 등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주 소비처인 일본과 유럽에서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처럼 다양한 발암 물질이 포함됐다는 조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측과 야당 일각에선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 일반 담배 수준의 과세 등이 합당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재철 의원이 10일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등 이른바 ‘새로운 담배’에 대해 일본과 유럽 등의 분석 결과 일반 궐련형 담배와 마찬가지로 폐암·구강암·위암·신장암 등 발암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이 국회도서관에 ’새로운 담배 아이코스의 위해성 관련 국제 분석자료‘의 수집을 의뢰한 결과 전자담배에 다양한 발암 물질이 포함됐다는 연구사례가 나온 것이다.
지난해 발간된 ‘새로운 담배에 대한 일본금연학회의 견해’에선 최근 연기가 없는, 혹은 연기 보이지 않는 담배가 속속 판매되어 새로운 건강 위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이코스가 건강 위험이 적고 간접흡연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오인되고 있지만, 궐련과 마찬가지로 발암 물질 등 유해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사용자와 주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 담배와 달리 연기와 냄새 등이 없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간접흡연을 야기해 위험성이 크다고 보았다.
미국 의학협회가 발행하는 의학전문지 자마인터널메디신(JAMA Internal Medicine)의 부 편집장인 미첼 카츠 박사도 “가열식 담배도 발암 물질을 주위에 유출하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사용은 비 흡연자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베른(Bern) 대학의 레토 아우어(Reto Auer) 박사는 아이코스에서 일산화탄소,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s) 등 암과 관련된 화학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평균 90~95% 적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심 의원실에 따르면, 필립모리스가 실험에 사용한 일반담배는 1개비당 타르가 9.4mg, 니코틴이 0.72mg 함유돼 있는 연구용 담배로 일반 소비자들이 끽연하는 담배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측도 필립모리스 측이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낮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저타르 연구용 담배를 썼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이코스는 태우지 않는 담배란 이유로 전자담배로 분류돼 담배법 적용을 받지 않으며, 일반 담배의 50∼60% 수준의 세금만 부과된다. 국회에선 아이코스에 대해 일반 담배와 동일한 수준의 세금을 물리려 했으나, 야당 일각에서 일반 담배와 비슷한 수준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정 추진을 막고 있는 상태다.
심 의원은 “아이코스는 담배잎을 말아서 만든 것으로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코스와 글로 등 가열식 담배의 유해성과 관련해 정부는 최근에서야 유해성 판단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며 “정부는 소비자가 새로운 담배에 대한 올바른 유해성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해야 하며 유해성을 낮게 표시 광고하는 경우 즉각 제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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