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KT 새노조’ 등 강성노조들로 인해 KT 주주총회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해 황창규 회장 연임을 반대하던 이들이 올해 주총 안건으로 올라온 지배구조 개편안을 놓고 ‘황 회장이 임기를 지키기 위해 내놓은 카드’라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KT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상정돼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하지만 주총 시작 전부터 황창규 회장 퇴진을 외치는 강성노조들은 고성과 몸싸움으로 KT 주총장 안팎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주총장 밖에선 황창규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주총장 안에선 피켓을 들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날 농성을 벌이던 노조들은 정관개정 등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황 회장의 의도를 저지하겠다며 전날인 지난 22일 밤부터 텐트를 치고 농성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KT가 주총꾼을 동원해 반대 발언 주주의 마이크를 빼앗고 야유를 보내거나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주총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KT는 투명성 있는 주총 분위기를 만들고자 주주들은 물론 기자,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원들을 참석할 수 있게 했으나 일부 강성노조들의 고성과 몸싸움에 일부 회사 관계자들의 출입이 잠시 제한되기도 했다.
의결과정에서도 강성노조들의 고성은 계속됐다. KT는 주총장 양쪽으로 경호 인력을 배치해 일부 과격한 행동과 사진 촬영 등을 저지시켰다. 황 회장도 의사 진행 중 “다른 주주분들을 위해 조용히 해주시길 바란다”고 제지했지만 그럴 때마다 반대파들의 고성은 더욱 커졌다.
한 주주는 “잡범들이나 하는 카드깡이 터졌을 때 회사는 어떤 감사를 했냐”며 “기업과 후배를 사랑한다면 황 회장은 책임지고 용퇴해달라”고 주장했다. 또 주총 진행을 강행하는 직원들에게는 “잘못에 책임을 물어야 기업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회장은 “안건과 상관없는 발언”이라며 이에 대한 답변을 생략하고 주총을 이어나갔다.
한편, KT는 지배구조 개편 등 이날 상정된 5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키고 44분 만에 주총을 폐회했다. 재무제표 승인을 통해 확정된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은 내달 20일부터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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