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최근 금융권에 박근혜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인맥'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007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후보 경선직후 만들어진 서강대 출신 지지모임인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인사들이 금융 CEO에 발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들어서자 대통령 지지모임인의 핵심멤버인 이덕훈 회장은 수출입은행장, 홍기택 교수는 KDB금융지주 회장에 임명된데 이어 최근에는 KDB대우증권이 최근 홍성국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우리은행 이순우 은행장이 1일 연임 포기의사를 밝하면서 차기행장에 서금회 멤버인 개인고객본부 이광구 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등 ‘서금회’가 금융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은 지난 MB정부시절 MB의 고대 동기였던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을 필두로 MB의 고대 후배인 어윤대 KB금융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면서 한국금융의 국제경쟁력은 하락하는 등 문제점이 많았다는 점에서 ‘서금회’에 대한 시각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최근 금융권 인사에서 서강대 출신이 잇따라 부상하면서 '신(新) 관치금융' 아니냐는 얘기마저 흘러나오는 등 ‘서금회’가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서강대 출신 임원이 5년 전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년 전 부사장이 최고직위였던 것과 달리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최고경영자(CEO)만 5명을 배출하는 등 질과 양에서 고르게 기반을 넓혀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3분기 보고서에 등재된 국내 주요금융사 18곳의 임원 총 538명의 임원 중 30명이 서강대 출신으로 조사됐다.
이는 5년 전인 2009년 3분기와 비교해 총 임원은 6.8% 줄어든 반면, 서강대 출신은 15.4%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전체에서 서강대 출신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서 5.6%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올 3분기 기준 서강대 출신 임원 총 30명 중 17명이 보험사에 근무해 56.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증권사에 9명(30%), 은행에 4명(13.3%)이 포진해 있었다.
금융사별로는 한화생명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화재 4명, 메리츠화재와 대우증권 및 우리투자증권에 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LIG손해보험, 한국투자증권에 각 2명, 대신증권에 1명이 서강대 출신 임원이었다.
5년 전과 비교해선 한화생명 4명,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각 2명, LIG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및 우리투자증권이 각 1명씩 늘어났다.
반면 대우증권 3명, 외환은행 2명, 삼성화재와 유안타증권이 각 1명씩 줄었다.
한편 서금회는 서강대를 졸업한 금융인 모임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후 금융권 동문 75학번 7명이 모인 것이 시초다.
대표적 인물로는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을 꼽을 수 있다. 박 부행장은 이건호 전 행장 사임 후 직무대행을 맡았던 인물로, 지난해까지 6년 간 서금회 회장을 지냈다.
또 현재 서금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과 함께 이번 조사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현 정권 들어 CEO 자리에 오른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정연대 코스콤 사장 역시 서금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채우석 우리은행 부행장, 김병헌 LIG손해보험 대표, 남인 KB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정철 하이자산운용 대표 등은 서금회의 하부 모임인 서강금융포럼의 주요 멤버로 알려졌다.
이처럼 서금회 회원들이 각 금융회사에 진출해 파워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현 이순우 행장이 민영화 등의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연임이 확실시 돼 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무산된데다, 인선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서강대 출신인 이광구 부행장이 부상하면서 2파전 양상이 된 데다 이순우 행장이 돌연 연임포기 의사를 발표하면서 가장 유력한 차기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 정부들어 서강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서금회의 움직임과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의 행보에 더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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