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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언젠가 국세청 홍보위원이었던 모 영화배우는 세금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먹은 밥값’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본래 세금(稅金)의 稅는 禾(화)와 兌(태)가 합쳐진 것인데 여기서 兌는 ‘빼내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백성이 수확한 곡식 중에서 국가가 일정한 양을 거두어가는 것이다.

 

세금이 밥값이라면 내가 먹은 만큼 내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거두어간다고 생각하면 더 많이 거두어가는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들과는 형평에 맞는지, 낼 여력은 되는지 등을 본능적으로 따져 볼 수 있다.

 

세금이 무섭다(苛政猛於虎)는 이야기는 내가 먹은 밥값보다 더 많이 거두어간다는 원망의 다른 표현일지 모른다.

 

세금에 대한 생각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필자의 생각이나 정치인 및 관료의 입장과는 사뭇 다를 수 있는 민중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오래전부터 그들은 삶의 애환을 노래라는 가락에 실어 혼자 흥얼거리기도 하고 무리 속에서 함께 소리 지르기도 했다.

 

나무꾼이 불렀던 구전민요 하나,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배어난다. 그 놈의 세금 때문에.

 

“아무리 고생한들 가을할 보람 없네 온손배미 다 가두어도 한 솥이 못 차누나 관청의 세금 재촉 갈수록 심하여서 동네의 구실아치 문 앞에 와 고함친다”(樵夫歌/작자 미상)

 

오늘날에도 그 놈의 세금은 삶을 여전히 버겁게 한다.

 

2015년 다이나믹 듀오의 ’도돌이표‘에서는 인생 제자리 걸음이라는 한숨이 묻어있다.

 

“~에고 허리야 머리 아파 세금 땜에 적금 깨고, 세금 빼고 뭐 빼고 뭐 빠지면 주머니엔 싱크 홀 큰 구멍 뚫리네”

 

‘먹고살기 힘들다’는 Doop은 지난해에 “~세금 보험 할부 다빼니 한 달 살기도 빠듯해”라며 맞장구쳤다.

 

2018년 래퍼 창모는 ‘Selfmade Orange’에서 “~평생 내가 써버려 버린 돈에 비하면 올해 내버릴 내 세금이 더해”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정부 정책을 꼭 집어 비판한 노래도 더러 있다. 담뱃값 인상 직후에 나온 곡이다.

 

2015년 베어제트의 ‘재떨이에 침 뱉지 마’는 애연가들의 절규를 연상케 한다.

 

“~우리가 담뱃값으로 내는 세금이 얼마인데,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나요, 전국의 흡연자들이여 일어나라 우리의 권리를”

 

정치인과 공직자를 비판하는 노래도 빠지지 않는다. 정치 풍자곡으로 대표적인 것이 2017년에 이승환이 노래한 ‘돈의 신’이다.

 

“~니가 하면 투기 내가 하면 투자 니가 하면 사기 내가 하면 사업, 나는 나는 돈의 신 오 나의 세금들” 코드쿤스트가 2017년 노래한 ’Born from the Blue‘, 2012년도에 나온 헤피씰의 ‘공공의 쓰레기들’에서는 세금이 누군가의 부정부패에 이용되는 점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N.E.X.T.(2008년)의 ‘The Empire Of Hatred’에서는 정부가 내게 단지 세금만을 원한다며 세상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싫어한다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뉴 히피 제너레이션’(2008년)에서 페퍼톤스는, “~햇살엔 세금이 안 붙어 참 다행이야 오늘 같은 날 내 마음대로”라며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세금을 이야기한 노래는 생각보다 많고 장르도 다양하다. 요즘 가요 트렌드처럼 특정 프레임에 매여 있기를 거부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냥 지나치지 않으며, 풍자나 감정 표현도 직설적이다. 다소 왜곡되거나 뜬금없는 내용도 있다. 듣고 있거나 따라 부르기가 민망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속에도 스토리가 있다.

 

나빠 보이는 것이 더 나쁜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세금 그 놈 참.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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