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5.0℃맑음
  • 강릉 8.4℃맑음
  • 서울 6.4℃맑음
  • 대전 6.9℃맑음
  • 대구 8.7℃맑음
  • 울산 8.5℃맑음
  • 광주 8.1℃맑음
  • 부산 9.4℃맑음
  • 고창 6.0℃맑음
  • 제주 9.5℃맑음
  • 강화 4.1℃맑음
  • 보은 5.3℃맑음
  • 금산 6.1℃맑음
  • 강진군 7.7℃맑음
  • 경주시 7.7℃맑음
  • 거제 8.0℃맑음
기상청 제공

2026.02.12 (목)


[김종봉의 좋은 稅上] 세금체납자 명단공개에 대한 단상

(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다만,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라는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인두세에 대한 비판적 견해로 세금을 내지 않아 하루 동안의 옥고를 치른 그입니다. 그가 태어난 지 200년이 더 지난 오늘날, 소로우의 언행이 대한민국에서 재현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세금을 내지 않으면 체납자가 되는데, 법적으로는 확정된 국세를 납부하지 않은 사람(법인)을 말합니다. 소로우의 체납 국세가 1년이 지나고 2억원이 넘었다면 인적사항 등이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국세징수법 제114조). 관세도 그렇습니다(관세법 제116조의2). 지방세도 마찬가집니다(지방세징수법 제11조). 지방세의 경우는 국세의 20분의 1만 되어도 공개대상입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근로기준법 제43조의2)이나 국민건강보험법상 보험료를 미납(국민건강보험법 제83조)한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현대판 주홍글씨의 일면을 보는듯합니다. 세금 미납 등을 이유로 명단을 공개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과세당국은 체납세금 징수를 위해 명단공개 외에도 다양한 제재수단(행정적・사법적 처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에는 ‘은닉재산 추적조사 전단팀’을 상시 가동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체납자 은닉재산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체납자에게 ‘관허사업을 제한’하고, ‘출국규제’를 함으로써 사업상 불이익을 줍니다. 또한, 납부능력이 있는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국세징수법(제115조)상 감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체납처분 면탈자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제7조)에 의해 징역 또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사법적 권한도 가지고 있습니다.

 

국세 체납자에 대한 명단공개는 법적 근거를 확보(2003.12.30. 국세기본법)하기 이전에도 국세청 훈령(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1980.2.27. 훈령 제862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공개대상 범위는 계속 확대되었습니다(국세의 경우 과거 체납액 10억→5억→3억→현재 2억 이상자로 확대됨). 2004년 이후 현재까지 국세 체납자로 공개된 누적 인원은 5~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왜 세금을 체납했는지는 크게 따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재산이 없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금체납 이유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식으로 탈루한 자’나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자’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로 세금을 미납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러한 불안감으로 세금통장을 별도로 관리하는 사업자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차라리 중소・영세사업자 등에 대해서는 가칭 ‘세금보전적립금’을 쌓게 하고 세제 혜택이라도 주는 것은 어떨까요?

 

헌법상의 기본권 제한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과잉금지 원칙), 하나의 행위에 대한 다수의 중복처벌 소지는 없는지(이중처벌금지 원칙),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체납세금 규모나 유형이 어떻게 되는지(지방세는 10백만원 이상임), 체납자별 체납의 사유가 다른 점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猛死留皮 人死留名)’, ‘가문의 영광’,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등의 표현은 우리 민족이 얼마나 이름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부모님은 자식들이 태어나면 좋은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세금을 거두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괜찮다’라는 데 공감하기 어려운 지점이 생겼습니다.

 

체납자도 납세의무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입니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체납자는 혹리수(酷吏手)의 엄정함으로 대처하되, 행여 강목수생(剛木水生)식 처방전으로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오해만큼은 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현)가천대학교 겸임교수
•(전)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전)중부청 국세심사위원
•(전)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전)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