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목하(目下) 2030세대 그리고 그들을 자녀로 둔 5060세대는 우리 사회의 축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중심축이다.
2030세대는 5060세대가 겪은 배고픔을 대물림 받지 않았고, 독재시대의 사회적 차별과 냉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성장해왔다. 2030세대가 받은 혜택에 대한 청구서일까? 그들은 더 많이 공부해야 했고, 더 어렵게 대학에 진학했다. 이제 끝인가 보다 했더니 취업이라는 높은 문턱이 떡하니 버티고 섰다.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취업이 입시처럼 변해가고 있다. 모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이 취업을 위해 연애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취업이 어려운 세태를 풍자하여 ‘취집(취업+시집)’이니 ‘취가(취업+장가)’니 하는 말까지 생겨났다.
베이비붐 세대, 전후 세대, 낀 세대 등으로 불리는 5060세대를 생각하면 모질고 험한 시기를 당당히 극복하고 신기루 같은 세상을 펼쳐놓은 불굴의 전사를 떠올리게 된다.
그들의 고개 숙인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 직장에서 이미 은퇴하였거나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경우도 있다.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데 엄두를 내기 쉽지 않다.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경제적 노후 대비는 걱정이다. 운명적으로 그들 곁에는 취업과 결혼에 한숨짓는 2030세대가 있다.
2018년 한 박사 논문에는 공시생이 약 44만명이라고 한다. 일반기업 등 취업준비생까지 합치면 과연 얼마나 될까? 2016년 기준으로 청년 취업준비생이 65만명이고 그 중 약 40%인 25만명이 공시생이라는 언론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라 경제 사정이 앞으로 급격하게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기대하기 힘들다. 당분간 청년 취업준비생의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5060세대는 2030세대 청년 취준생을 위해 아직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취준생은 학원도 다녀야 하고 교재도 구입해야 하고 자격증도 따야 한다. 도서관이나 집에서 혼자 가능한 일이 아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인터넷 강의 수강료만 수 백만원이 든다고 한다. 돈 없으면 공무원 시험공부도 할 수 없다는 푸념의 소리도 들린다.
공무원 학원의 경우 단과로 수강할 때 50만원이 들지만, 필수과목 모두 수강 시 30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평생 프리패스 강의가 등장하여 1년간 또는 합격 시까지 모든 강좌 수강 형식으로 고액의 수강료를 내는 경우도 있다.
최근 미국 LA타임스에서 보도하여 국제적 뉴스거리가 된 “미 최고 명문대학인 하버드대 입학보다 한국의 공시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기사를 보면서 한숨을 몰아쉬게 된다.
공시생들이 준비에서부터 합격까지 평균 24개월이 소요된다는 통계가 있는데 그 이상의 준비로 합격조차 못 한 청년 공시생들도 많다. 2030세대가 지출한 비용은 대부분 5060세대의 몫이다.
2030세대의 뒷바라지에 5060세대가 떠맡은 무거운 짐을 국가가 일부 나누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취업준비생의 구직활동비 중 일정한 금액에 대해 세법상 세액공제(소득공제) 대상으로 하여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구직활동비를 세액공제(소득공제) 대상으로 할 경우 학원가의 숨겨진 과세소득을 양성화하는 효과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명목으로 청년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금액이나 지원대상이 한정되어 있어 다수의 청년구직자에게는 아쉬운 점이 많다.
5060세대에 대한 2030세대의 미안한 마음과, 2030세대를 지켜보는 5060세대의 안타까운 심정을 위로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이 있다면 필요한 시기다.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