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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영관 세무법인 올림 부대표 “조세전문가의 원동력은 ‘경청’”

조사대리에서 권익보호까지 ‘조세의 올라운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송영관 세무사(세무법인 올림 부대표)는 세무대리업계에서 화제의 인물이다.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들은 세무조사 등 집행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송 세무사처럼 법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짜고, 나아가 납세자의 불복청구까지 ‘올라운더’로 활동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전문성만으로 쌓을 수 있는 경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법은 그저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회는 법을 만들고, 국세청은 집행하며, 납세자는 따른다. 납세자는 그저 따를 뿐 관여할 여지는 적다. 송영관 세무법인 올림 부대표(이하 송 세무사)의 철학은 다르다.

 

“세금의 원천은 국민의 동의입니다. 세금은 내기 싫은 것이지만, 공익을 위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동의’를 하는 것이죠. 그것이 각자의 주장을 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송 세무사는 한국 세금사(史)의 산증인과도 같다. 국내 세금체계와 집행체계가 본격적으로 틀을 잡기 시작한 1980년대, 그는 국세청에 들어와 세무공무원이 됐다.

 

매 순간이 역동의 시기였다. 1980년대 대대적인 공직기강정화, 1990년대 국세청 조직 통폐합, 2013년 김영란법, 올해 김현준 국세청장의 납세서비스 기관 선포 등 수십 년 역사 동안 국세청은 공직기강 확립, 조직효율화, 내부관리, 납세자지향 등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송 세무사는 수없는 변화 속에서 기준으로 삼은 철칙은 ‘소통’이다. 공채든 행정고시든 공무원 자격시험은 법 적용이 맞고 틀림만을 따진다. 정작 그 법이 왜 생겼는지, 입법자들의 취지는 무엇인지는 묻지 않는다.

 

하지만 국회와 법원은 아니다.

“법은 사회가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 구성원들이 이렇게 해결하자고 합의한 결과입니다. 그때 내렸던 합의가 현재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죠. 입법과 판결은 사회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며, 그 흐름을 알 때 가장 정확한 법 적용을 할 수 있습니다. 법 적용을 하려면, 내 입장만 내세울 수 없죠. 반드시 상대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합니다.”

 

송 세무사의 경력은 그의 소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소득세, 재산세, 법인세 등 세목별 세무행정부터 세무조사 행정에서 20여 년의 경력을 쌓았다. 이를 토대로 법령해석에서 6년간 있었으며, 과세자문 경험을 통해 기획재정부에 개정세법 건의를 반영시켜 조세법령 합리화에 나섰다.

 

2009년 송 세무사는 부가가치세를 시작으로 세목별 집행기준을 만든 주역이었다. 같은 사안임에도 워낙 각양각색의 세무공무원들이 있다 보니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이는 납세자도 마찬가지다. 송 세무사와 동료들이 만든 집행기준은 오늘날 납세자와 국세청 모두가 참고하는 세법해석의 지렛대가 됐다.

 

납세자의 권익보호청구(심판청구) 업무를 맡았던 조세심판원에서의 2년은 그의 경력에서 가장 특별한 시기 중 하나였다. 송 세무사는 그 시기 가장 인상 깊었던 일로 상속분쟁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부과 받게 된 일을 꺼냈다.

 

유류분 청구에 승소해 상속재산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원래는 재산을 받아야 했지만, 상대방은 상속된 현물을 쪼갤 수 없다며 현금으로 건넸다. 현물로 받았다면 상속에 해당해 별문제가 없었지만, 현금은 양도의 범주에 있기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송 세무사는 왜 세금을 내야 하는지를 설득하기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상대의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안타까운 상황이란 데 동의해주었다. 결국, 세금을 낼 수밖에 없었지만, 뜻밖에 납세자는 대리인을 통해 감사의 편지를 송 세무사에게 보냈다. 자기가 억울하다는 것을 들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소통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뜻밖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수 없을 겁니다. 소통하더라도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나올 수 없겠지요. 소통은 우리가 동의하기 위한 출발선이 될 뿐입니다. 모두가 내 입장이 중요합니다. 다만, 그 출발선에 선다는 것은 다른 의견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지요. 그 마음가짐이 해결로 가는 유일한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들음의 미학을 말하는 송 세무사의 이야기에서 문뜩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는 이청득심(耳聽得心)의 고사가 떠올랐다. 남의 마음을 알려 하지 않고, 그저 자기에게 좋은 것만 권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공무원들은 더욱 이청득심을 마음에 새겨야 하는데, 관청의 청(廳)은 만인의 목소리를 듣는(聽) 집(广)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송 세무사는 납세자 권익도 들음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에는 복잡한 입장과 서로 다른 의견이 얽혀 있습니다. 세법은 그 사회를 반영합니다. 어느 하나의 단견으로 선을 그을 수 없는 것입니다.”

 

후배 세무공무원들과 국세청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무공무원은 겸손해야 합니다. 국세청의 힘은 나의 힘이 아닙니다. 위임된 권한이죠.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전제에서 합법적 과정을 거쳐 결론을 찾아야 납세자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세청의 납세자 지향적 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세상과 국민은 변하고, 국세청도 바뀝니다. 그러한 부분을 강화했으면 합니다.”

 

송 세무사는 최근 세무공무원에서 세무대리인이 됐다. 자리는 바뀌었지만, 그의 소신은 여전하다. “제가 가진 전문성, 지식, 경력을 활용해 납세자가 만족하고, 국세청의 공정과세에 이바지하고, 저도 보람을 느끼는, 그런 세무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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