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 세정협의회가 비리창구라는 불명예를 안은 채 5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묵은 전관예우 비리를 지적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22일 김 의원실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세무서 세정협의회에 대해 폐지 방향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정협의회는 세무서와 지역 납세자간 소통창구로 달라지는 국세행정 방향을 납세자에게 알려 원활한 신고납세와 세무행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1971년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8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세정협의회가 퇴직 세무서장 및 세무서 간부들의 전관예우 및 청탁과 봐주기 등의 부정 로비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국세청 내부 직원과 세정협의회 회원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세정협의회의 ‘고문료 지급’ 문제의 실상을 공개했다.
세정협의회 회원들이 관할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유예, 세원관리 등의 특혜를 받는 대가로 퇴직 세무서장에게 퇴직 후 1년 동안 월 50만원에서 200만원씩 고문료 형태의 답례를 지급하는 사실이 고발됐다.
국세청 모범납세자상 역시 이러한 거래의 대상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모범납세자상을 받은 기업은 상훈에 따라 2~3년간 세무조사 유예 혜택이 주어지는데, 특정 기업에 기재부 장관 표창을 받도록 하고 이후 해당 기업에 퇴직 세무서장이 사외이사로 취업한 사실이 공개됐다.
김 의원은 전관예우를 뿌리 뽑기 위해 13일 ‘세무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공직 퇴임 1년 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세무관서 관련 업무를 3년간 수임 제한하도록 입법 추진에 나섰다.
변호사나 관세사 등 다른 전문자격사들은 퇴직 후 수임 제한을 적용받으나, 세무사는 그러한 조항이 없었다.
국세청은 결국 세정협의회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김 의원은 “국세청의 세정협의회 폐지 약속이 잘 이행되는지 확실하게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더욱 청렴하고 보다 나은 국세청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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