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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슈체크] 너도나도 시중은행 ‘돈잔치’ 때리기…상생금융이 뭐길래?

사상 최대 실적에 올해 성과급도 역대급 예상
윤석열 대통령 금융위에 대책 마련 지시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금리 인상기 막대한 이득을 벌어들인 시중은행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고금리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이자장사로 벌어들인 이윤을 토대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여야 할 것 없이 시중은행 때리기에 나선 분위기다. 은행권 성과급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예대 마진을 정확히 공시하고 분기별로 당국에 관련 수익을 보고토록 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도 발의됐다.

 

이런 상황에 은행권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에 놓인 서민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출 지원 등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협조했는데 지금과 같은 압박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온다.

 

◇ 5대 은행 성과급 35% 증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 국민, 농협, 하나, 우리 등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 총액은 직전 연도 대비 35%(3629억원)가량 늘어난 수준인 1조3823억원에 달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성과급 총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1534억원 늘었다.

 

은행별 성과급 규모는 NH농협은행이 6706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고 이어 KB국민은행(2044억원), 신한은행(1877억원), 하나은행(1638억원), 우리은행(1556억원) 등이었다. 임원 1인 기준 지난해 성과급이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15억7800만원이었다.

 

다만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성과급 규모가 다른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가장 많이 집계된 것은 각 은행별 급여체계가 상이한데 따른 것이라며 해당 자료가 각 은행별 성과급 규모를 순위로 매기기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당행의 성과급 관련 자료는 기본급을 제외한 정기상여금 등이 포함된 계수로 급여체계가 다른 타행 계수와는 차이가 크다”며 “상여금, 성과급 등을 포함한 당행의 총급여는 타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통상적으로 당해연도 발생 성과급은 이듬해 성과평가 확정 뒤 지급되게 되는데, 그런 만큼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한 5대 시중은행의 2023년 성과급 규모 역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황 의원은 이를 두고 은행이 ‘역대급 돈잔치’를 벌인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가파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대다수가 대출 이자 인상과 가계 부채로 힘들어하는 와중에 은행들이 성과급으로 역대급 돈자치를 벌인 것은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과급 체계를 정비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경기 침체로 은행 경영이 어려울 땐 공적 자금까지 투입했던 전례와 다르게 사상 초유의 영업이익에 대해선 상생금융 대신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냐”며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서 선배, 동료 의원과 함께 성과급 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비해 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 돈잔치 쓴소리…은행법 개정안도 발의

 

최근 은행들이 이른바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야당뿐만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은행권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융위원회에 ‘은행의 돈잔치’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으므로 수익을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 쓰는 것이 적합하다”며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과 상생금융으로서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상생 금융’이란 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혜택 및 제도를 내놓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와 관련 이도운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상생 금융’이라는 말을 썼는데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금융 분야에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배려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시중은행의 이자수익 증가를 언급하며 예금과 대출금리 간 차이를 지적했다.

 

주 의원은 지난해 8개 시중은행이 예금‧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53조32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하며 이 과정에서의 위법한 일이 없었는지 금융당국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도 은행이 연 2회 예금‧대출금리 차이를 공시하고 분기별로 관련 수익을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은행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시중은행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지적 사항 중 일부인 은행 서비스에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는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그 비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어려운 상황일 때 공공 이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친 은행에 대해 이익이 많다는 이유로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는 것은 씁쓸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대중을 위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설립 목적에 공공성이 있다는 것은 타당하게 인정이 되는 부분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취약차주 금리를 줄이는 등 노력을 계속해온 것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는 없는 것 같다. 공공의 목적이 있는 것은 맞지만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줘야 할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해야 하는 주식회사인 것 역시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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