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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진단] 부동산 침체 언제까지 이어지나?…4월 서울 분양매물 증발

데드라인 훌쩍…2008년 부동산 흐름과 매우 흡사해
“미분양이 늘면 부동산 위기 금융시장으로 전이 돼”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전국 미분양 증가세가 가파르다.

 

일각에선 현재 추세로 가면 역대 최고 미분양 사태를 겪은 2008년 위기가 도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정부가 위험 상한선으로 정해놓은 미분양 아파트 6만 2000가구를 훨씬 넘어 7만 가구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분양 마지노선인 10만호까지는 상반기 내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는 2022년 주택통계를 발표하고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 8107가구로 전월보다 17.4%(1만80호)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부동산 업계 등에서는 전국 미분양 주택(1월 기준)이 7만 5359가구로 발표했다. 이는 2012년 11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에 분양이 집중되면서 올해부터 미분양이 본격적으로 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미분양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2021년 하반기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미분양은 작년 하반기부터 가속이 붙어 급속하게 늘고 있다. 2021년 11월 1만 4000가구에서 2021년 1만 8000가구로 늘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7월 3만 1000가구에 진입했고, 9월 4만 가구를 돌파했다. 11월 5만 8000가구, 12월 6만 8000가구, 올해 1월 7만 5000가구 등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근 증가 속도는 2008년 금융위기 전후 크게 치솟던 미분양 증가 속도와 비슷하다. 앞서 전국 미분양은 글로벌 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16만6000가구로 정점을 찍고, 현재 미분양은 당시 본격적인 미분양 위기가 오기 1년 전과 비슷한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분위기는 2008년 부동산 흐름과 매우 흡사하게 흘러가고 있다”라며 “미분양은 이미 데드라인이라 발표한 정부의 숫자는 넘어섰고 이로 인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분양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 소형평수가 애물단지?

 

85㎡ 초과 대형 평수 물량 자체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소형 평수(59㎡ 이하)만 남고 있다. 2023년 1월 기준 전국 미분양의 73.3%는 실수요가 많은 60~85㎡ 주택이다. 85㎡ 초과 대형(11.8%), 40~60㎡ 소형(11.7%), 40㎡ 이하 초소형(3.2%)이 그 뒤를 이었다.

 

청약홈에 따르면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진행된 소형 평형(전용면적 29~49㎡) 899가구 무순위 청약에 4만 1540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46.2대1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늘었다. 불과 3개월 전 진행된 본청약 당시에는 해당 평형에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합쳐 불과 5693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이 중에서도 899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남았고,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동시에 청약하는 게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요자는 4000여 명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민간 미분양 주택의 68%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이었다. 그중에서도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주택이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전체(342가구)의 27%가 40㎡ 이하였다.

 

업체별 현황을 뜯어보면 2인 이상이 실거주하기 힘든 비좁은 면적임에도 주변 아파트 시세를 훌쩍 뛰어넘은 ‘배짱 분양가’를 책정한 도시형생활주택이 대부분이다.

 

신세계건설이 마포구 노고산동에 지은 도시형생활주택 ‘빌리브드에이블’은 신촌역‧서강대역 더블 역세권임에도 전용면적 38~49㎡ 분양가가 7억 8000만~13억 7000만원에 달해 지난해 4월 계약 마감 후 현재까지 95%가 미분양 상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미분양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분양과 매매 간 시장특성과 수요자 차이 때문이다”라며 “일반 아파트 매매는 실수요 뿐만 아니라 집이 있는 유주택자도 투자 또는 갈아타기 목적으로 들어오는데 여기에 소형 평수는 대상에서 빠지다 보니 이들 물량이 소화는 안 되고 쌓여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4월 얼어붙은 분양시장

 

4월 대형건설사 분양 물량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가파르게 오르던 기준금리가 1년 반 만에 동결됐고, 정부에서 부동산 완화 정책 기조를 내세우면서 부동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대형건설사의 4월 분양 물량은 없다. 부동산중개플랫폼 직방이 3월 취합한 전국 입주물량은 9219가구다. 1~2월 평균 입주물량(2만 5806가구)보다 대폭 줄었다. 특히 1~2월 물량이 집중됐던 수도권 위주로 입주물량이 감소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우연치 않게 시점이 안맞은 것 같다”라며 “부동산 경기가 안 좋다면 1~3월 분양도 없어야 하는데 4월만 분양 물량이 없다는 게 좀 특이하다”라며 “2018년도에 강남3구에서 분양이 1년 동안 2~3개 밖에 없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서울에서 4월 분양 단지는 중형건설사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신세계건설은 GTX-A노선의 서울 첫 역사인 은평구 연신내역 초역세권에 ‘빌리브 에이센트’를 4월 분양할 예정이다. 빌리브 에이센트는 서울 은평구 불광동 305-3번지 일원에 들어선다.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면적 49~84㎡, 총 49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부동산 업계관계자는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하는데 미분양 늘어나는 것이 뭐가 문제냐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미분양 문제는 단순히 집값 떨어지고 건설회사만 힘들어지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집값하락이 되면 소비감소, 내수경기 침체, 전세금 돌려주지 못하는 역 전세 심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미분양이 늘어나면 부동산 위기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서 국가경제가 뿌리 채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양이 되지 않고 미분양이 발생하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을 해준 금융회사들은 자금회수의 길이 막히면서 자금경색이 발생한다”라며 “몇 달 만에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도 하지 않겠지만 상황에 따라 2~3년 위기가 지속된다면 분양현장에 묶인 PF로 인해 우리나라 금융권은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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