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총 155조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너일가 중 자녀세대의 지분가치 비중은 47%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4년 지정 대기업집단 88개 가운데 동일인(총수)이 존재하는 78개 집단을 대상으로 오너일가 계열사 보유주식·지분가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5월말 기준 오너일가 보유 지분가치는 총 155조65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말 136조8369억원에 비해 18.3%(18조8221억원↑) 늘어난 규모다.
세대별 오너일가의 지분가치 증가폭은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가 더 높았다. 또한 부모세대의 지분가치는 감소한 반면 자녀세대가 보유한 지분가치 비중은 증가추세를 보였다.
부모세대의 지분가치는 81조5149억원으로 2022년말 72조8821억원 대비 11.8%(8조6328억원↑) 늘었다. 같은시기 자녀세대의 지분가치는 63조9548억원에서 74조1441억원으로 15.9%(10조1893억원↑) 증가했다.
부모세대의 지분가치 비중은 2022년말 53.3%에서 현재 52.4%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자녀세대의 지분가치 비중은 46.7%에서 47.6%로 늘었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중 자녀세대 지분 가치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영원으로 분석됐다. 성기학 영원 회장 외 자녀 2명의 지분가치는 2022년말 0.8%에 그쳤으나 지금은 29.2%까지 확대됐다.
성기학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의 경우 지분가치 비중이 2022년말 0.7%에서 29.1%까지 증가했다. 성기학 회장은 작년 3월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법인 YMSA 주식 중 50.1%를 성래은 부회장에게 증여하는 등 ‘2세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뒤이어 한솔의 자녀세대 지분가치 비중은 2022년말 19.7%에서 현재 45.1%로 급증했다. 조동혁 한솔 회장을 제외한 오너일가 자녀세대 8명의 지분가치 비중은 같은기간 19.7%에서 45.1% 커졌다.
특히 조동혁 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의 지분가치 비중은 이 기간 9.5%에서 35.4%까지 늘어났다.
효성그룹은 2022년말 77.9%였던 자녀세대의 지분가치 비중이 92.7%로 늘었다. 이 가운데 조현준 회장의 지분가치 비중은 34.7%에서 현재 51.0%로 확대됐다. 조현준 회장은 오는 7월 1일 2개 지주사 체제로 개편된 이후 기존 지주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을 맡을 예정이다.
과거 편법승계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던 하림은 자녀세대의 지분가치가 2022년말 37.5%에서 최근 44.3%로 늘었다. 재계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이자 유력 후계자인 김준영씨가 올해말 지주사인 하림지주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영씨는 지난 2021년 하림그룹을 떠나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근무했다. 김준영씨가 그룹을 떠났던 2021년은 공정위가 하림그룹을 상대로 편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54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시기다.
한편 넥슨은 2022년 말 68.2%였던 자녀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57.4%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두 자녀인 김정민‧김정윤씨가 넥슨 지주사 NXC 지분을 팔아 상속세로 납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민‧김정윤씨는 2022년말 지분가치 비중이 각각 34.1%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28.7%로 5.4%p 감소했다.
엠디엠은 자녀 세대 지분가치 비중이 2022년 말 60.3%에서 현재 52.0%로 8.3%p 감소했고, 삼천리도 2022년 말 31.2%에서 27.4%로 3.8%p 줄었다.
이밖에 현대해상화재보험(3.4%p↓), 한국앤컴퍼니그룹(3.3%p↓), 씨제이(3.0%p↓) 등의 집단도 오너일가 자녀세대의 지분가치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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