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에서 2.9%로 낮췄다. 내년도 성장률도 0.1%포인트 내린 2.8%로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 폭 전망은 10만명 대로 낮췄고,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도 반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은 12일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2.9%, 내년은 2.8%로 내다봤다.
4월 경제전망 때 제시한 올해 성장률 3.0%, 내년 2.9%보다 각각 0.1%포인트 내린 것이다.
한은은 앞서 올해 1월, 4월 올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규모가 수백조원으로 부풀어 오르자 수출과 투자 양쪽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미국이 수입품에 전방위적으로 무역장벽을 세우면 전 세계가 전면적인 관세전쟁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하방 위험이 계속 커지고 있다.
한은은 올해 투자가 둔화하겠으나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비도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2019년에도 수출, 소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잠재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상방 리스크로는 ▲주요국의 확장 재정정책과 투자 증가세 확대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에 따른 내수 여건 개선을 꼽았다.
하방 리스크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지목됐다.
한은은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을 4월 3.6%에서 7월 3.5%로 낮추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2.9%에서 1.2%로 낮췄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분야가 이끌어 왔는데 무역분쟁 영향도 있겠지만, 지난해 전에 없는 반도체 호황을 누렸던 데 대한 기저효과가 적지 않다.
한은은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도 2.9%에서 2.7%로, 건설투자 증가율은 –0.2%에서 –0.5%로 낮췄다.
한은은 주거용 건물의 경우 입주 물량 확대로 증가 폭이 꺾이고 비주거용 건물도 올해 감소로 전환할 것이라며, 중앙정부, 공공기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줄어 토목 감소세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은 2.7%로 4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소비 심리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청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기초연금 인상 등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이전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단, 고용 여건 개선 지연,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민간소비 증가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가 유지됐다.
국제유가가 당분간 배럴당 70달러 선 이상이 유지되고, 최저임금 인상률로 인해 명목임금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올해 식료품·에너지제외 지수와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 등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내렸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에서 1.9%로 낮췄다.
한은은 물가 상방 리스크로 국제유가 강세,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상승이, 하방 리스크로는 국제유가 하락, 교육·의료 등 복지 확대에 따른 서비스물가 하락 압력이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년 대비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1월 30만명, 4월 26만명, 7월 18만명으로 계속 줄었다. 자동차, 조선업 등의 부진과 구조조정 심화 탓이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이전과 같은 3.8%, 고용률은 전보다 0.1%포인트 떨어진 60.9%로 전망됐다.
내년 취업자 증가는 24만명으로 지난 4월보다 5만명 줄었고, 실업률 전망은 3.7%에서 3.8%로 올랐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은 650억달러,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640억달러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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