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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코로나19와 임대차 월세 감액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임차인들의 걱정이 많다. 월세는 그대로인데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느 임대인은 월세를 깎아준다더라, 착한 임대인 운동이다 뭐다 많지만 우리 사무실 임대인도 말이 없다.

 

그럼 법적으로 월세를 감액하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없을까? 있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오늘은 ‘코로나19 때문에 월세를 감액할 수 있을지’ 한번 알아보자.

 

차임감액청구권(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

 

우리 법은 상가건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임대차계약 존속 중 사정변경이 발생한 경우, 차임을 증감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계약기간이 지속되는 동안 ‘사회, 경제적 사정의 변동’ 등으로 인하여 당초 약정하였던 차임이 현실과 동떨어질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 당초의 차임으로 당사자를 구속시키는 것은 신뢰와 형평에 어긋나게 되므로 변경된 사정에 맞게 차임을 조정하자는 취지이다.

 

경제사정 변동을 이유로 한 차임감액청구 사례

 

법이 이렇게 있으니 차임감액청구를 하면 어떻게 될까?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는데, 한국공항공단이 정부로부터 식당과 스낵코너를 임차하였는데, 1997년 IMF 금융위기로 장사가 잘 안되자 월세를 깎아달라고 청구한 사례다.

 

2심까지는 임차인인 한국공항공단이 이겼다. IMF 때문에 망했으니 월세 깎으라고 법원이 판시한 것이다. “이 사건 식당과 스낵코너에 대한 입찰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하였던 IMF 관리체제로 인하여 경제사정이 현저히 변경되었고, 이러한 경제사정의 변경은 원고들에게 책임없는 사유로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식당과 스낵코너에 대한 사용료약정에 원고들을 그대로 구속시키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므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그 사용료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부산고등법원 2001. 1. 10 선고 2000나935 판결)”

 

그러나 대법원에서 결국 파기되었다. 임차인인 한국공항공단은 졌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부산고등법원으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임차인의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경영예측과 이에 따른 투자의 실패로서 임차인들 스스로가 감수하여야 할 사정에 불과하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1다12638 판결).”

 

판결은 소송상 나타난 주장과 증거를 종합하여 법리로써 판단한다. 그래서 이 대법원 판결 하나만을 두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긴 하나, IMF와 같은 경제위기를 근거로 차임증감청구를 하였던 Leading Case가 되고 있기는 하다.

 

임대차계약 특약사항으로, 경제사정 변동을 이유로 차임을 조정할 수 있다고 약정한 사례

 

위와 같이 법적 권리를 근거로 월세 감액청구 하는 것 말고, 당사자 사이에 임대차계약서에 ‘물가상승률 및 매출실적을 반영하여 임대차계약 조건을 협의, 조정할 수 있다’고 약정하여 이를 근거로 감액청구한 사례가 있다.

 

입점신청서에 ‘월 순매출액이 7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7%, 6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6%, 6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5%’로 정하여 신청했고, 이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그래서 매출이 꽤 오른 것을 알게 된 임대인이 월세 증액을 청구했다. 그런데 임차인이 이를 거부하였고, 결국 소송에 이른 것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면서, 임대인의 증액청구를 받아들였다.

 

“임대차계약을 할 때에 임대인이 임대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할 때마다 물가상승 등 경제사정의 변경을 이유로 임차인과의 협의에 의하여 그 차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약정하였다면, 그 취지는 임대인에게 일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여 상호 합의에 의하여 차임을 증액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되 차임 인상요인이 생겼는데도 임차인이 그 인상을 거부하여 협의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이 물가상승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정한 적정한 액수의 차임에 따르기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5다239508, 239515 판결).”

 

그럼 앞으로 체결하는 임대차계약서에 위와 같은 ‘차임 조정조항’을 삽입하면 경제사정 변동에 따라 월세를 유동적으로 정할 수가 있겠고, 이기기가 쉬워지는 것은 능히 추측할 수 있겠다.

 

다만 아직은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표준 상가건물임대차 계약서’에 그런 조항이 있지는 않다. 이 표준계약서란 꼭 그대로 지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당사자 사정에 따라 수정하여 작성하면 되는 것이니 참고하면 되겠다.

 

차임감액청구, 어떻게?

 

협의를 해서 월세를 깎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다. 아니면 다수의 임차인이 합심해서 요청을 하면 협상력이 그만큼 더 좋아지고, 내용증명 등을 활용해서 심리적 압박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임대인과 협의가 안 되면 임대인에게 차임 감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

 

소송 전에 일단 내용증명부터 보낼 필요가 있다. 차임증액청구권은 ‘청구시’로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송제기 전에라도 빠른 시기에 내용증명을 보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장은 월세를 낼 수 없으니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월세가 연체되더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면, 당장 월세를 내지 않고 추후에 본안 소송에서 월세 금액이 확정되면 해당 금액만을 내면 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혹시 임대차 계약을 하면서 ‘차임감액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특약사항이 계약서에 있더라도 차임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런 특약사항이 계약서에 들어가있는 것은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라고 보기 때문이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5조).

 

월세 감액청구, 가능하지만 신중해야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법이 인정하는 권리이기는 하나, ‘경제사정의 변동’만을 이유로 감액을 청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관련 대법원 판결에서 IMF 금융위기 당시의 사정만을 두고 차임감액을 청구하는 것은 이유 없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쉬운 소송은 아니다. 매출이 급감하였다는 관련 자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풍부한 증명, 본인 업종의 특수성 등 다양한 형태의 구체적인 증명을 통해 권리를 주장하여야 할 것이다.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OBS 행복부동산연구소 고정출연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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