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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공인중개사의 중개행위란 무엇인가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공인중개사의 중개행위가 무엇인지 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중개행위에 해당되어야만 의뢰인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고, 공인중개사는 확인‧설명의무를 부담하며, 공인중개사의 행위에 대해서 공인중개사협회가 공제(보험)계약에 따른 책임을 져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는 ‘중개’에 관하여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이라고 정한다. 대법원은, 어떠한 행위가 ‘중개업무의 수행’에 해당하는지는 중개업자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다(2017두40372).

 

그런데 실생활에서 과연 중개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는 일은 매우 모호한 경우가 많다. 가령 매매계약 과정에서 명시적인 중개의뢰는 없었으나 공인중개사가 양측 의견을 조율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있었던 경우 어느 정도의 선에서 중개행위가 있었다고 볼지, 또는 매수인으로부터만 중개의뢰를 받고 매도인의 직접적인 중개의뢰는 없었던 경우, 공인중개사가 경매로 나온 부동산을 소개해주는 경우, 혹은 공인중개사가 중개행위를 사기의 수단으로 이용한 경우 등, 구체적인 사안마다 이러한 경우에도 ‘중개행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 문제될 수 있다.

 

매수인으로부터만 중개의뢰를 받은 경우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은, 매수인으로부터만 중개의뢰를 받은 사안에 관한 판결을 선고했다(2023다252162).

 

건물 소유자가 건물 외벽에 건물을 임대한다는 문구와 건물 관리소장의 전화번호가 연락처로 기재된 광고물을 설치하였는데, 공인중개사가 관리소장에게 공인중개사임을 밝힌 후 임대가 가능한지 문의하여 임대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임차인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건물을 소개하여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안에서, 건물 소유자로부터는 직접적인 중개의뢰를 받지 않았으므로 중개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일방 당사자의 의뢰로 중개대상물의 매매 알선도 ‘중개행위’에 포함되나, 의뢰받은 그 일방 당사자에 대해서만 중개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반면 이 사건 원심판결은, 한쪽으로부터만 중개의뢰를 받았더라도 중개업무의 특성상 부분적으로는 중개의뢰를 받지 않은 쪽의 중개업무도 간접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므로, 중개를 명시적으로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라 할지라도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지 않는 한 중개수수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같이 판시한 원심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된 것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중개를 명시적으로 의뢰하지 않은 매도인은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게 되는데, 결국 매매계약이 중개인의 간접적인 도움을 받아 성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다소 부당해 보이는 점도 있다.

 

하지만 중개수수료의 지급 면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공인중개사는 중개를 의뢰하지 않은 매도인에 대하여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기타 책임도 지지 않으며 결국 공인중개사협회도 계약을 보증해주지 않으므로, 한편으로는 공평한 것이다.

 

중개행위가 사기인 경우 등

 

공인중개사법 제30조는 중개행위를 하는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제1항), 그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하여 보증보험 또는 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에 가입하거나 공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제3항).

 

이와 같은 공제는 비록 보험업법에 의한 보험사업은 아닐지라도 그 성질이 상호보험과 유사하고 중개업자가 그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거래 당사자에게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책임을 보증하는 보증보험적 성격을 가진 제도이다(94다47261).

 

즉 공인중개사가 중개행위를 하면서 사기를 친 경우, 거래당사자는 공인중개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그리고 공인중개사협회에 대하여 공제금을 각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사기가 중개냐’ 식의 반론이 불가능한 것이다. 대법원도 그러한 견지에서 공인중개사로부터 사기를 당한 자의 공제금 청구를 인용하고 있다(2010다101776).

 

일례로 공인중개사가 공매 부동산에 관한 권리분석 및 취득 알선만 한 경우에도 중개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이다(2017다243723). 이에 중개보수의 한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므로, 공매 부동산을 중개하면서 한도 기준을 초과한 보수를 받았다면 이는 반환해야 한다(위 판시 중).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무법인 청현 변호사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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