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올해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주 청약에서 무려 63조원을 끌어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종전 사상 최대던 카카오게임즈의 기록을 갈아치운 수준이다.
다만 역대급 청약 건수가 나오면서 한 주도 손에 쥐지 못하는 투자자가 대거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한국투자증권이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고객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공모주 청약의 증거금으로 63조6197억원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건수는 239만8167건으로, 증거금 규모와 청약 건수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령별 청약자 비율은 30대가 14만4740명(26.4%)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3만3799명(24.4%)으로 그 다음이었다. 이어 50대 10만200명(18.3%), 20대 이하 9만982명(16.6%), 60대 5만9247명(10.8%), 70대 이상 1만9698명(3.6%) 순이었다.
청약금액 별로는 장년층일수록 액수가 높았다. 30대의 평균 청약 금액은 1080만원, 40대는 2160만원, 50대는 4270만원, 60대는 6670만원, 70대는 1억640만원이었다. 20대의 경우 1인당 평균 청약금액이 48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은 통합 경쟁률 335.4대 1을 기록했다. 균등 배정 방식이 적용된데다 중복 청약이 가능해 소액·분산 청약으로 적어도 1주 이상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균등 배정 물량(일반 청약 규모의 50%)보다 청약 건수가 많은 증권사에 접수한 투자자의 경우 1주도 못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배정물량은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14만3438주인데 청약 건수는 각각 39만5290건, 20만9590건에 달했다. 이 경우 균등 배정 물량은 추첨 배정으로 전환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균등배정물량이 67만1266건이었고 청약 건수는 30만1952건이었다. 즉 이들은 최소 1주, 최대 2주의 공모주를 배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사례를 두고 ‘중복 청약’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청약은 중복이 가능했기 때문에 힘들게 청약을 했음에도 단 1주도 못 받는 고객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올해 상반기 안에 금융위원회는 공모주 중복 청약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동시에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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