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혔던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직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 직전부터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던 SKIET의 ‘따상(첫날 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 실패에 공모주 자체에 대한 열기가 식은 것 아니냐는 회의론적인 시각까지 제기된다.
더욱이 지난해에 따상으로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종목들의 현재 주가도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 특급 기대주 SKIET, 더블 성공했지만 하한가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는 지난 11일 코스피 상장 이후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2.13%(3000원) 하락한 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SKIET는 따상에 대한 기대감을 한몸에 받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 기록을 깨고 역대 최대 규모의 증거금인 81조원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상장 직후 장 시작과 동시에 하락세가 시작됐다. 공모가인 10만5000원의 2배 수준에서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직후 하한가 근처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SKIET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4만8000원, 메리츠증권은 18만원, 유안타증권은 10~16만원 등 SKIET의 적정 주가를 10만원대로 평가했다.
최근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우려에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은 점 역시 2차 전지 관련 분리막 기업인 SKIET에 악재로 작용했다.
◇ 10개주 중 6개주, 시초가 보다 주가 낮아
일각에서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학습효과’로 인해 SKIET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따상에 성공하며 증시에 입성한 종목들 중 다수가 주가 하락으로 시초가에 미치지 못하는 주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20년 상장 당일 따상을 기록한 기업은 카카오게임즈, 엘이티, SK바이오팜, 에이프로, 소룩스, 하나기술, 명신산업, 알체라, 프리시젼바이오, 석경에이티 등 총 10개사다.
전년도에 메탈라이프, 에스피시스템즈 등 2개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이는 지난해 증권 시장 호황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띄면서 상장을 미루는 기업도 속속 등장했다.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 받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다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증시는 반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IPO 시장은 회복세를 보였다. 수요예측, 일반청약 경쟁률에서 역대 최대 기록이 쏟아졌다.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이 805.29대 1, 청약 평균 경쟁률이 880.03대 1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따상에 성공한 10개사 중 6개사는 상장 이후 조금씩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 엘이티, 에이프로, 소룩스, 프리시젼바이오, 석경에이티 등 6개 종목의 현재 주가가 상장 첫날 종가보다 낮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가 상장 초반에 급상승했다가 떨어지는 패턴을 반복해서 확인하다 보니 일종의 학습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며 “공모가, 시초가가 벨류에이션 대비 지나치게 높게 측정되도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에 투자하면 2배 이상 수익을 낸다는 생각에 무분별하게 청약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단타 투자는 손실을 볼 위험도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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