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올해 하반기 전국 집값 내림 폭은 둔화하겠지만,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화돼 경기 침체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올해 하반기 주택 가격이 0.7% 하락해, 연간 총 4.8%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은 하반기에 쯤에 안정화되며 보합세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서울과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있을 수 있지만, 시장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비수도권은 올해 5월까지 3.4% 하락한 데 이어 하반기 추가로 1.6% 떨어져 연간 5.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부동산시장 전망을 발표한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연초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하방 압력을 다소 누그러뜨렸고 30조원이 넘는 정책 금융이 시장에 유입되며 전년 대비 낙폭이 줄었다"면서도 "하반기에도 연초 예고된 정책의 시행과 기저효과에 의한 하락 폭 둔화 등으로 수도권 낙폭은 개선되겠지만, 지방의 어려움은 계속되며 하반기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금리와 집값이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데다, 경기둔화 영향으로 시장이 부진한 만큼 거래 활성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 역시 시장을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건산연은 진단했다.
전셋값은 상반기 6.0% 떨어진 데 이어 하반기에도 2.0% 추가로 하락해 연간 8.0%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건산연은 하반기 남아있는 입주 물량이 수요를 넘어서는 수준이고,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시장 심리에 주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돼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다만 매매가격 부진으로 매매 수요가 줄면서 임대차 시장에 남으려는 수요가 있고, 전월세 전환율 상승과 전세자금 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다시 전세 시장으로 수요가 유입될 수 있어 낙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점쳐졌다.
김 위원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에 지나치게 집중해선 안 된다"며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줬던 거시경제 환경이 작년보다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가격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시장을 둘러싼 제반 여건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산연은 수주 침체는 향후 건설투자 위축을 예고하며, 이는 곧 지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산연이 1~4월까지 누적 수주를 지역별로 살핀 결과 대구, 세종, 경북, 경남, 인천 등의 경우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해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경기 전망을 발표한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설수주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증가해 2022년 229.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양호했지만, 2023년에는 정부 SOC 예산의 10% 이상 감소하고, 주택경기 부진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건설투자의 경우 상반기에 1.8% 증가해 양호하지만, 하반기에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말로 갈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상반기에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되나 하반기에 완공공사가 증가하면서 건축투자는 점차 감소할 것이며, 토목투자도 정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망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도 전년 대비 12.9% 줄어든 200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산연은 올해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와 주택경기 부진으로 상반기에 국내 건설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6.6% 줄어들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상반기 1.8% 늘었지만, 하반기에는 0.2% 줄어들어 전년 대비 총 0.7% 증가해 259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상반기에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되나 하반기에 완공 공사가 증가하면서 건축 투자는 점차 감소할 것이며, 토목투자도 정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