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19일 밤샘 논의 끝에 올해보다 2.49% 오른 9천860원으로 확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밤샘 논의 끝에 오전 6시경 15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가 제시한 최종안(11차 수정안)인 1만원과 9천860원을 놓고 투표에 부친 결과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이 제시한 9천860원이 17표,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1만원이 8표, 기권이 1표 나왔다.
현재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8명(9명 중 1명 구속돼 해촉),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6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날 투표 결과는 공익위원 대부분이 사용자위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지난 5월 초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될 당시부터 '시간당 1만원'을 넘길지가 최대 관심사였으나 노사 간 치열한 공방 속에 결국 1만원에 근접한 수준에서 정해졌다.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은 이전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였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20년(적용 연도 기준)까지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약을 달성하려면 매년 최저임금을 15.7%씩 인상해야 했다. 이를 반영하듯 문재인 정부 초기 최저임금은 2018년 7천350원으로 16.38%, 2019년 8천350원으로 10.89% 올랐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가팔라 시장이 적응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까지 겹쳤다.
결국 인상률은 크게 낮아졌고 최저임금은 2020년 8천590원으로 2.87%, 2021년 8천720원으로 1.51% 오르는 데 그쳤다가 2022년 9천160원으로 5.05%, 올해 9천620원으로 5.0% 인상됐다.
최저임금 인상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였지만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8.32%로 박근혜 정부 때(8.28%)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저임금 목표액을 제시하는 대신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구분 적용'을 공약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을 도입해 숙박·음식업 등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러한 구분 적용안은 지난달 22일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에서 반대 15표, 찬성 11표로 부결됐다.
구분 적용안이 무산된 뒤에는 최저임금 인상률 수준을 놓고 노사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이번 인상률이 3.95% 이상이면 최저임금이 1만원을 초과하게 되는데, 지금처럼 최저임금을 연도별로 적용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인상률이 3.95%에 미치지 못한 해는 2010년(2.75%), 2020년(2.87%), 2021년(1.51%)뿐이었다.
결국 내년도 최저임금은 노사 양측 요구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올해 대비 2.49% 오른 9천86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계의 염원대로 1만원을 넘지는 못했지만 만약 다음 심의에서 1.42% 이상만 인상되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을 넘게 된다.
소상공인 등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시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여건이 악화하고 일자리도 오히려 축소될 것이라며 동결을 주장해왔다.
일각에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이 이미 시간당 1만원을 초과했다는 주장도 있어 '1만원에 근접한' 이번 인상률에 대한 경영계 반발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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