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서울본부세관(이하 서울세관)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로 260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조직을 검거했다.
관세청은 서울세관이 이처럼 불법외환거래로 26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조직 9명을 검거해 지난 11월 21일 총책 A씨를 서울 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하고, 공범 6명은 불구속 송치, 해외 도주한 2명은 지명수배했다고 5일 밝혔다.
최문기 서울세관 조사2국장은 본관에서 열린 언론사 브리핑을 통해 “22년부터 10개월동안 자금이 해외로 불법 유출되고 있는 불법환전소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던 중 이들 조직에 대한 혐의점을 발견하여 잠입수사, 압수물 분석 등 끈질긴 노력 끝에 혐의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서울과 필리핀 보니파시오에 비밀 사무실을 운영하며, 해외 불법 카지노 에이전트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원들은 해외 카지노 VIP ROOM으로 손님을 데려가는 호객 역할을 맡아 손님들이 따거나 잃은 돈의 일정량을 수수료로 받았다.
특히 이 조직은 국내에서 원화로 현금을 받고 해당 금액에 상응하는 가상자산(테더)을 해외 카지노에 전송한 후, 해당 카지노에서 현지 화폐로 출금하여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약 16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환치기했다. 테더는 미국 달러와 1:1의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가격 변동성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이다.
또한, 이 조직은 불법 도박자금 환치기 외에도 가상자산 차익거래를 위해 실제 수입 거래가 없음에도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유령회사의 명의를 이용한 허위 송품장(Invoice)을 은행에 제출해 96억원 상당의 외화를 불법 송금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이들 조직은 서울 강남과 명동에 세관에 등록한 환전소를 운영하며, 각각의 역할을 분담하여 범행을 저질렀다.
국내 영업책은 SNS를 통해 국내에서 해외 원정도박을 원하는 고객을 모집→ 현금 출금책은 다수의 계좌를 이용하여 자금을 이동→ 100만원씩 현금으로 출금해 가상자산 조달책에게 전달→ 가상자산 조달책은 전달받은 현금을 국내외에서 확보한 가상자산인 테더로 전송→ 해외 영업책은 가상자산을 외화로 환전하여 의뢰인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통한 치밀한 수법을 보였다.
서울세관은 뿐만 아니라 비밀 사무실 등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성매매 장부 등 불법 송금 관련 자료와 함께 보관 중이던 범죄수익 현금 2억4000만원 상당을 추가로 압수했다.
서울세관은 “이번 사건은 해외 원정도박 자금을 가상자산으로 불법 송금한 국내환전소와 해외 연계 범죄조직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앞으로도 환전소가 각종 범죄의 자금이 자금세탁 통로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찰, 금융정보분석원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환전영업자의 불법행위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 지급이 가능하므로 불법행위 발견시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적극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