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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없는 조세제도는 음주운전”…한・독・일 조세석학 기리는 국제학술대회

조세연구포럼 국제행사…최원 학회장 “실무경험으로 조세정의를 정책화한 석학들”
구재이 세무사회장 “한・독・일 재정수요 충족과 높은 납세의식은 세 조세석학들 덕분”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세법’이라는 학문에 묻히면 묻힐수록 철학 없는 조세연구는 ‘정처 없는 나그네’와 같다”고 실감한다. 일찍이 우리 학회의 정신적 지주이신 설린 최명근 교수님도 ‘철학 없는 조세제도의 설계와 운영은 음주운전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최원 교수(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 17일 ‘세계 조세석학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서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강의실에서 연 ‘2024년 한국조세 연구포럼 하계국제학술대회’ 개회를 선언하며 한 말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조명한 조세석학은 독일의 클라우스 팁케 교수, 일본의 기타노 히로히사 교수님, 한국의 최명근 교수 등 세 명이다.

 

 

 

 

최 교수는 세 조세석학의 공통점을 4가지 꼽았다.

 

우선 셋 다 세법 기본서를 집필해 학문적 기초를 세법에 두되 조세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정의로운 조세제도 정립에 헌신한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른 학자들처럼 세법 해석과 운용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조세철학까지 언급할 필요 없었을 것이고, 스스로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바를 자국의 조세제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헌신한 점이 세 석학의 공통점이라는 게 최원 교수의 설명이다.

 

두번째는 셋 모두 조세 실무 경험이 있다는 점. 팁케 교수는 조세법원 판사를 지냈고, 기타노 교수는 세무공무원, 최명근 교수는 세무공무원과 세무사로 세무 실무를 경험했다. 최원 교수는 “조세는 어느 학문보다도 복잡 다기하고, 과세관청과 납세자 간에 바른 균형점을 찾기 위해 서는 실무경험이 필수”라며 “조세 실무경험은 특히 조세연구포럼의 모토인 실사구시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덕목”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공통점은 세 석학 모두 작고해 후배 학자들의 평가를 온전히 받을 처지가 됐다는 점. 최명근 교수가 지난 2007년에 가장 먼저 작고했고, 기타노 교수가 2010년, 팁케 교수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21년 각각 영면에 들었다.

 

최 교수는 네 번째 공통점으로 자신이 직접 만나본 석학들이라는 점을 꼽았다.

 

최 교수는 “조세석학들의 철학이 오늘날 조세학자들에게 계승돼 조세연구가 ‘정처 없는 나그네길’이 아니라 ‘지향점이 분명하고 흔들림 없는 큰 길’이며, 이 길에서 조세제도의 방향성 설정에 크게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세연구포럼 고문인 김완석 강남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날 학술대회 축사에서 “최명근 교수님은 생전에 조세철학과 세법관을 듣고 토론하며 배웠고, 팁케 교수와 키타노 교수는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연구성과를 통해 자주 만났다”고 회고했다.

 

 

 

지난 2017년 학회장을 지낸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이날 대회 축사에서 “독일과 일본, 한국이 국가재정 수요를 충족하고 높은 납세 의식을 보유한 선진 3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세무사 제도를 포함해 조세제도에 큰 족적을 남기신 선각자 세 분의 조세 석학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석학들의 생애를 돌아보고 귀한 조세 사상을 배우는 오늘의 기회는 실무를 통해 연구하면서 느꼈던 근본적인 결핍과 갈증을 풀어주는 계기”라며 “연구자들과 각국의 입법과 행정을 담당하는 분들에게 한 나라의 조세 제도와 정책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성찰과 고민을 던지고, 특히 실제 실무현장에 정책을 구현해 나가는 게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요한나 하이(Johanna Hey) 교수가 팁케 교수의 생애와 철학에 대해 강연했다. 독일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발표했고, 부산광역시 입법재정담당관 연구위원으로 독일 포츠담대학교에서 지난 2018년 세법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무열 박사가 순차 통역과 함께 해설을 곁들였다.

 

하이 교수는 팁케 교수를 이어 현재 쾰른대 조세법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2022년 국제조세협회 베를린 대회에서 기조 발표를 할 정도로 독일 조세법 학계의 핵심 전문가다.

 

기타노 교수의 생애와 조세철학을 현장에서 발표한 아베 노리유키 일본대학교 교수 역시 스승의 자리를 이어받아 같은 대학에서 세법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날 통역은 일본어 동시통역이 가능해 세무사회 국제이사를 역임한 이신애 세무사가 맡았다.

 

고 최명근 교수의 생애와 조세철학은 이전오 강남대 초빙교수(변호사)가 맡았고, 이날 학술대회 전체사회는 최 교수의 딸인 최미희 서울대 교수가 담당했다.

 

이날 학술대회 종합토론은 김완석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무열 박사(팁케)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조무연 변호사(키타노), 인덕회계법인 부대표 문점식 회계사(최명근)가 각각의 조세석학에 대한 지정 토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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