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재계가 더불어민주당과 만난 자리에서 상법 개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재계는 규제보다는 산업 진흥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9일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 TF와의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취지는 모두 공감한다”면서도 “지배구조 관련 이슈는 앞서 2020년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많은 규제가 도입됐는데 4년 만에 또 다시 상법 개정이 논의됨에 따라 경제계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 관점에서는 규제보다는 적극적인 산업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여러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됐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의원님들께서 보다 열린 마음으로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한상의 등)경제단체가 상법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최근 발표했는데 기업의 일방적인 의견이라고 백안시할 것은 아니다”라며 “소통을 통해 기업들의 어려움을 우회·보완할 수 있을지 터놓고 이야기하자는게 당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 및 투자자들의 한결같은 요구”라며 “금투세 시행에 대한 찬반과 관계없이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기에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 과정에서 경제계 의견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채택한데 이어 같은당 이정문 의원이 대표로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재계는 상법 개정시 제382조3의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규정이 기존 ‘회사의 이익 보호’에서 ‘회사 및 주주의 이익 보호’로 변경될 경우 소송 남발, 해외투기자본 위협 등으로 인해 기업 경영에 애로가 많아질 것이라며 반대하는 실정이다.
반면 주식투자자 및 시민단체 등에서는 상법 개정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들 주식투자자 등은 그간 국내 기업들이 분할·합병, 증자,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지배주주인 오너일가의 이익만 챙기고 이로 인해 일반투자자들만 막대한 피해를 입게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의를 포함한 7개 경제단체,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기업 관계자 26명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측은 진성준 정책위의장, 오기형 TF 단장, 김남근 TF 간사 등 11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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