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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복의 세계경제 Story] FTA 원산지 결정기준

 

(조세금융신문=이대복 한국 FTA 원산지연구회 이사장) 필자가 미국 관세청에서 현장 직무훈련(OJT)중이던 1992년에 부시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체결 선언을 하였다.

 

그 뉴스를 듣는 순간, 인구 4억 7천명에 이르는 미국· 카나다· 멕시코 간에 관세가 철폐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시장이 형성됨으로서 미국이 얻는 무역창출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놀라움이 필자에게 우선 다가왔으며, 무역전환 효과도 있으니 우리 기업들도 빨리 멕시코· 캐나다에 현지 공장을 지어 NAFTA 혜택을 누려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당시 재선을 노리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economy, stupid.)‘ 라는 클린턴 후보의 공세에 대하여 나름 회심의 선거 공약을 발표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이후 2004년 4월 1일 한·칠레 FTA 발효를 시발로 EU, ASEAN, 미국, 중국, 인도 등 현재 59개 국가들과 21개의 FTA 협정을 체결하여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해외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터전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FTA 협정상 관세 면제 혜택 행정을 일선에서 처음으로 집행하는 우리 세관당국으로서는 긴장을 하고 만전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한국 관세청은 FTA 집행의 경험이 많고 행정능력이 잘 갖추어진 미국 관세청, 미국의 무역/통관 전문 로펌의 전문가들로부터 FTA집행상 그들의 기술 및 노우하우를 전수받는데 많은 노력을 했고, 또한 우리나라 수출입기업 및 무역업계에도 FTA 혜택을 제대로 받기 위한 계도와 교육을 하였다.

 

외국의 경험 사례, 조언등에 따라 인증수출자제도, 원산지 증명서 양식과 발급절차, 직접운송의 원칙, 수출국 세관의 검증 신뢰 등등 세세한 집행 상의 절차·제도를 마련하고 발전시켜 나간 일들이 오래전 일임에도 기억은 어제같다.

 

미국의 전문가(미관세청 직원, 관세전문 로펌의 관세사, 변호사)들이 우리 기업 및 세관공무원들에게 계도/교육을 할 때 우선적으로 강조하였던 문구( “FTA is not FREE. It’s Conditionally FREE.”) 가 인상적이었으며, 여기에서 조건은 교역물품의 원산지(C/O, country of origin) 결정 기준을 주로 의미한다.

 

FTA 협정상의 원산지는 상품이 생산되는 국가를 말하며, 상품의 국적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의 국적은 체약국 내에서 생산된 물품으로 정하고 집행하면 단순하고 쉬울 것 같이 생각되나, 오늘날 국제적 분업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이 기준을 정하는 것은 쉽지는 않다.

 

체약국 내에서 완전 생산된 물품은 당연히 원산지를 인정받고 관세면제 혜택을 받을 것이다(완전생산기준). 그러나 농산물을 재배할 시에 외국 종자, 비료를 쓰던가 외국인을 고용해 경작하였다면? 또 공해상에서 어류, 수산물들을 채취하거나 포획할 시에 외국배를 빌려 쓰던가 외국 선원을 고용해 썼다면?

 

또는 자동차를 제조할 때 2만여개의 부품 중 일부는 부득이 외국산을 썼다면 어떻게 판정할 것인가? 실제 집행상으로는 결코 간단하지 않은 풀어야할 실무상의 많은 과제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장의 문제들과 개선방안들이 쌓이면서 원산지제도 집행상에 나타난 하나의 기본원칙이 실질적 변형(Substantially transformation) 기준이다.

 

어떤 물품이 2개국 이상에 걸쳐 생산·가공 또는 제조된 경우더라도 당해 물품의 본질적인 특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실질적인 변형이라고 체약국간에 합의가 되면 완전 생산 기준((Wholly Obtained or Produced Product)에 미흡하더라도 실질적 변형이 최종적으로 수행된 나라를 원산지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아주 좋은 잣대인 실질적 변형에 대한 실무상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 실제상으로는 실질적 변형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여 주관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어 분쟁의 소지가 많으나, 우선 사용할 수 있는 기준중 하나가 HS 국제협약에 근거한 품목분류 번호(HS Code)를 이용하여 역내 생산과정에서 투입된 비원산지 재료의 세번과 다른 세번의 상품이 생산되면 그 상품을 원산지물품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세번변경기준(CTC:Change in Tariff Classification Criterion)이다. ‘세번(稅番, tariff classification)’은 국제무역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품목분류 기준(HS협약)에 따라 특정품목에 부여된 품목번호(*한국은 10 digit)를 말하며, HS 품목분류체계는 통상 가공도에 따라 번호를 부여하므로 번호가 바뀌었으면 상품의 본질적 특성이 바뀌었다고 봐도 일응 타당하다.

 

세번변경기준은 원재료와 제품의 HS번호(세번) 변경여부를 기초로 원산지를 결정하므로 원산지결정이 신속·정확하고 객관적이어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HS 품목분류체계상 상당히 가공되었음에도 동일 품목번호로 분류되는 물품이 있는 등 적용상 약점은 있다.

 

여기에는 HS 2단위 변경(CC:Change of Chapter), HS 4단위 변경(CTH:Change of Tariff Heading), HS 6단위 변경(CTSH:Change of Tariff Subheadding)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2단위 세번변경이 가장 엄격하고 다음으로는 4단위 변경, 6단위 변경이 완화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체약국내에서 일정한 수준의 부가가치가 창출된 경우에 원산지 물품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를 부가가치기준(Value Contents Criterion)이라 한다.

 

여기에는 체약국내 부가가치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것을 요구하는 RVC(Regional Value Contents) 방식과 역외 부가가치가 일정수준 이하일 것을 요구하는 MC(Imports Contents)방식이 있다.

 

요구되는 부가가치 수준은 각국의 품목별 경쟁력을 기초로 정해지며, 각국은 경쟁력이 강한 품목은 비율을 낮게 정하여 수출을 촉진하고, 경쟁력이 약한 품목은 비율을 높게 하여 수입을 억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가가치기준은 협정문이 간단·명료하여 협상하기도 용이하고 규정하기에도 쉽고 간편하나, 이 기준은 계산이 복잡하며, 제품 및 원재료의 가격등락, 환율의 변동, 생산에 소요된 경비의 조정등으로 원가조작 및 원산지의 왜곡등이 가능하여 원산지가 수시로 변할 수 있는 점 등 원산지결정에 이견이 발생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FTA 관세혜택을 받기 위한 구체적 원산지 결정기준은 개별 FTA협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크게 일반기준(General Rules)과 품목별 기준(PSR :Product Specific Rules of Origin)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일반기준은 FTA협정문에서, 개별기준인 ’품목별 원산지 기준’은 FTA부속서(Annex)에 각 품목별로 정해지며 양자를 모두 충족해야 원산지 물품으로 인정한다.

 

FTA 협정은 체결국간 산업, 무역, 투자 등에 많은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미치고, 역내산업의 보호와 교역의 확대, 외국인 직접투자의 확대 등 체결목적이 각국마다 협정 체결시 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오늘날 각국의 FTA협정의 양산에 따라 FTA 원산지 기준이 각 협정별로 상이하고 또 복잡하게 규정되는 양상이 되었다.

 

스파게티 같이 헝클어진 복잡한 기준·규정, 같은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원산지기준이 적용되는 등으로 행정처리 비용이 증대하고 수출입 기업들도 상이한 기준으로 혼선이 발생하는 등 원래 FTA 협정 체결상 기대했던 관세/비관세 상의 혜택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들어 전문가들은 스파게티 접시 효과(Spaghetti-bowl effect)라 부른다.

 

실제 집행하는 세관 실무상에서는 이런 점을 유념하여 집행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프로필 ] 이대복 (사)한국 FTA 원산지연구회 이사장

• 세계관세기구(WCO)등에서 자금세탁방지론(Anti-Money Laundering) 강의

• 저서 : ‘한국세관의 역사(2009년, 동녘)’

• 경영학 박사

• 2005년 홍조근정훈장 수상

• 1994년 WCO 사무총장상 수상

• 2010.06~2011.07 관세청 차장

• 2008.09~2010.05 인천공항 본부세관장

• 2003.~2008. 관세청 감사관, 조사국장, 통관관리국장

• 2006.~2007. 미국 관세청(CBP) 파견근무

• 2002.~2003. 미국 관세/무역전문로펌(Sandler, Travis & Rosenberg, P.A.) 고문

• 1998.~1999. 천안세관장, 1987.~1988. 구미세관 수출과장

• 1992 미국관세청(USCS) 직장 훈련(On the job Training,1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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