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21일 한국세무사회에 따르면 국내 2,000만 봉급생활자와 203만 사업장을 번거롭게 했던 건강보험 보수총액 신고 업무가 사실상 폐지됐다. 국세청에 제출한 소득 자료가 건강보험공단과 실시간 연계되면서, 별도의 신고 절차 없이도 보험료 정산이 이뤄지는 ‘행정 혁신’이 완성된 결과다.
◇ ‘서류 한 장’에 매달렸던 200만 사업장…중복 행정 족쇄 풀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직장가입자 건강보험 보수총액 신고와 관련해 국세청 간이지급명세서를 제출한 사업장에 대해 별도 신고 없이 ‘우선 정산’하는 방식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업주들은 매년 국세청에 연말정산 및 간이지급명세서를 제출하고도, 건강보험공단에 동일한 내용의 보수총액 신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했다.
동일한 데이터를 두 기관에 따로 보내는 이른바 ‘중복 신고’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이들의 업무를 대행하는 세무사들에게 과도한 행정적 비용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고질적인 규제로 지목되어 왔다.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이러한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국회, 건보공단을 끈질기게 설득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24년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이끌어냈고, 올해부터는 국세청 데이터를 우선 활용해 자동으로 정산하는 시스템이 완전히 안착하게 됐다.
◇ 건보 재정 확충하고 행정 비용 낮추고…규제개혁 ‘모범사례’
이번 제도 개선은 단순히 민원인의 편의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우선 전국의 사업장은 별도의 신고서 작성과 검토에 들어가는 시간과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건보공단 입장에서도 전국 203만 개 사업장에서 쏟아지는 개별 신고를 일일이 접수·처리하던 행정력을 대폭 절감하게 됐다. 무엇보다 국세청 자료를 즉시 연계함에 따라 보험료 정산 시기가 빨라져 건보 재정이 조기에 확보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이번 성과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세무사들과 중소기업이 규제 혁파를 위해 함께 노력해 얻어낸 값진 결실”이라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데이터 공유만으로도 얼마나 큰 국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규제개혁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다음 타깃은 개인사업자”…세무사회, 추가 제도 개선 예고
한국세무사회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규제 혁신의 범위를 개인사업자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근로소득자에 대한 중복 신고는 해결됐지만, 개인사업자(대표자) 본인은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와 별개로 건보공단에 보수총액 신고를 따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역시 국세청에 제출하는 종합소득세 신고자료를 활용하면 별도 신고 없이 정산이 가능하다”며 “정부와 협력해 개인사업자의 행정 부담까지 완전히 털어낼 수 있도록 조속히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