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황성필 변리사) ‘실리콘벨리, 나스닥 상장, 미국진출’과 같은 단어들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는 창업가들이 많을 것이다.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미국진출은 하나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진출하는 것 자체는 스타트업들에게 그다지 요원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진출 이후 성공(?)이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미국에 진출하여 성공한 대한민국의 스타트업들에 대한 소식도 많이 들려온다. 그러나 미국진출을 시도하지 못하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미국에서 사업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여, 실패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해당 스타트업이 영위하는 사업에 적절하게 맞는 국가가 미국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차량공유 및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랩’의 경우에도 미국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우버가 동남아시아에서 철수하자 그랩은 차량공유시장에서 드디어 절대 강자로 등극했다.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전략에 있어서 미국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랩은 2021년 12월 2일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이 되었다.
그랩은 기업인수 목적 회사인 알티미터 그로스(Altimeter Growth)와의 합병을 통해 니스닥에 상장을 했고, 이는 보다 원활한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와 같이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방식은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하여 혹은 자금조달의 용이함을 위한 경우 등 다양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오랜 전통을 가지고, 권리자를 강하게 보호해주는 미국 특허출원에 대하여 알아본다.
미국 특허에 관하여
첫째, 우선 미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인 경우, 본적으로 미국에서 지식재산권을 확보해야 함은 필수적이다. 다른 나라보다 미국에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면 사업은 존망의 위기에 놓인다. 징벌적인 손해배상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특허침해가 명백하더라도 손해배상금이 미국의 1/1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첨언하자면, 대한민국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위상이 높은 선진국이기에,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구제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미국에서 지식재산권 취득의 중요성은 알겠으나,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자금이 부족하다. 따라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의 수출바우처를 활용하여 해외특허출원을 할 수 있고, SBA(서울경제진흥원)의 지식재산권 창출지원사업에 신청하여 해외 지식재산권 확보를 할 수 있다. 회사의 주소지를 관장하는 다양한 정부기관의 지원금이 존재하는지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테크기업의 경우에는 특허출원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PCT 출원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PCT 국제출원에 대한 오해다. PCT 국제출원을 한다고 글로벌로 모두 특허를 받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해외출원은 국내출원을 한 이후 1년 안에 출원해야지만 그 우선권을 인정받는다.
즉, 대한민국에서 출원을 하고, 1년 안에 파리조약에 가입된 해외국가에 출원을 하면, 대한민국에 출원한 날을 기준으로 해당 특허의 특허성(신규성, 진보성, 산업상 이용가능성) 등을 판단해준다. PCT 국제출원을 대한민국 출원으로부터 1년 내에 할 경우, 체결국에 진입할 수 있는 시기를 늦춰주는 효력(대한민국 출원 후 약 30개월)이 있을 뿐이지, 실제로 PCT 출원만으로 국제등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넷째, 미국에 출원하는 스타업은 극소기업(Micro Entity)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소기업에 해당할 경우 관납료를 상당히 크게 할인 받을 수 있다. 발명인 각자의 전년도 초소득이$212,352(Gross income) 미만이어야 한다. 회사 명의로 출원하는 경우 발명인 각자 및 회사의 영업이익이 이에 미만되어야 하는데, 대부분 대한민국의 초기 스타트업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또한 발명인 및 출원인(회사)의 미국 출원이 누적되어 4건 이하의 경우에 가능하다. 2022년 12월 29일부터 극소기업은 80%로 관납료를 감면받을 수 있다. 극소기업임을 입증하는 것도 별도의 공문서를 요구하지는 않고, 서명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추후 극소기업이 아닌 경우로 밝혀지는 경우 특허권이 무효가 될 수 있기에 신중을 기해서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미국에만 존재하는 제도를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미국특허청은 다른 국가와 달리 IDS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출원인이 해당특허출원과 관련하여 사전에 알고 있었던 모든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 최초 출원을 하고 파리조약의 우선권을 주장하여 1년 안에 미국에 출원했다고 하자.
미국 출원 전에 대한민국 특허청으로부터 거절이유통지를 받았다면 이에 대한 문서를 번역하여 모두 미국특허청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 출원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다른 국가에 출원 및 심사청구를 최대한 진행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대한민국에 출원을 먼저 하지 않고 미국에 바로 출원해도 좋다. 그러나 대한민국과 미국 간의 PPH(특허심사하이웨이제도) 제도를 이용할 수 없기에, 최대한 대한민국에 먼저 출원을 하고, 우선심사로 등록가능성을 빠르게 타진한 다음에 PPH를 신청할 수 있다.
미국에는 파리조약 우선권으로 출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미국에 PCT로 진입할 경우, 국제 공개 전이라면 출원완료 영수증을 받는데만도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미국 출원이 중요한 스타트업에는 국내출원, 우선심사로 등록을 받고, IDS 제출과 함께 PPH를 신청하여 미국에 조약우선권으로 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미국특허 제도 중 하나인 IDS 제도(Information Disclosure Statemet)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자. 출원인은 미국특허청(USPTO)에 해당 특허출원의 심사에 참고해야 하는 자료들을 제공해야 한다. 발명에 대하여 출원인이 알고 있는 자료들을 모두 제출하여 안정적인 특허권의 확보를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출원인이 심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대가로, 출원인이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확보하자는 제도다.
혹시 고의로 제출하지 않은 자료가 있을 경우 이는 출원인의 책임이므로 추후 등록을 받더라도, 특허권의 권리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 솔직하고 성실하지 않은 경우 권리를 확보하더라도 행사할 수 없다는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다. 높은 자유도, 그리고 높은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특허를 우선권으로 하여 미국에 출원하는 경우 미국 특허출원 후 3개월 내에 이를 제출해야 하는데, 출원과 동시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그 이후에도 제출이 가능하나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된다. 따라서 최대한 타국에서의 심사를 자제하고, 대한민국에서의 심사결과를 미국 출원과 동시에 IDS로 제출하는 것이 추천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이미 등록까지 완료된 상태라면 더 이상 제출할 문서가 없을 것이니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프로필] 황성필 만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현)이엠컨설팅 대표,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
•(현)LESI YMC Korea Chair, INTA Trademark Office Practices Committee
•(현)서울시, 레페리, 아이스크림키즈, 센슈얼모먼트, SBSCH 자문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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