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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전문가칼럼]중소기업의 직무발명 이야기<上>

(조세금융신문=황성필 변리사)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중소기업 대표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편의상 김 대표라고 하겠다. 기술 개발에 진정으로 매진하시는 분이다. 최근 회사가 어려워 회사의 사업 방향을 변경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때마침 본인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특허가 해당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해당 특허를 회사로 양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전화온 이유는 혹시라도 본인이 생각하지 못하고 놓친 사항이 있는지 궁금해서라고 한다. 아무래도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우신 것 같다.

 

그러나 엔지니어 본연의 고집도 있으셔서 설명을 드리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도 오래 알고 지낸 분이라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이 전문가로서는 감사할 뿐이다. 대표님과 한 시간 정도 통화를 하면서 여러 가지 사항을 말씀드렸다. 몇 가지 사항에 대하여는 잘 설명할 수 있었으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직무발명제도에 대하여는 이제 많은 기업에서 알고 있다.

발명진흥법 제2조 제2호은 직무발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직무발명이란 (1) 종업원, 법인의 임원 또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발명한 것이 (2) 성질상 사용자·법인 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범위에 속하고 (3) 그 발명을 하게 된 행위가 종업원 등의 현재 또는 과거의 직무에 속하는 발명이다. 직무발명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기의 요건을 검토해보면 된다.

 

김 대표는 법인의 대표이기 때문에 법인의 임원에 해당한다. 그리고 본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재직 기간 중에 발명을 완성하였고, 특허 등록도 받았다. 그렇다면 남은 검토 요건은 등록받은 발명이 과연 대표의 직무에 해당하느냐는 여부이다. 사실 다른 임직원들과 다르게 대표의 직무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 대표의 회사는 원래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업을 하였고, 김 대표는 회사의 연구개발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았었다. 김 대표가 등록받은 특허는 금형제작에 관한 것이다.

 

 

일견 회사의 주력 업종과 관계가 없기에 직무발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인다. 따라서 직무발명에 해당되지 않는 개인발명으로 일반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 다만, 회사의 대표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연구하고, 기술을 확보하여 신사업을 만들어 내야하는 책임이 있다. 나아가 김 대표가 연구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회사의 기계 장비들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신사업 방향이 김 대표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특허와 관련있는 분야로 결정되었다. 명확하게 직무발명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직무의 범위에 대하여 논쟁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와 같은 사항을 김 대표에게 잘 설명했다. 김 대표는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어차피 이 회사 주주들은 다 내 친구야”라는 답변을 들었다. 결론에 있어서는 동일할 수 있지만,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사실과 법령에 근거하여 정확하게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김 대표의 발명을 직무발명이 아닌 개인발명이라고 보자.

회사 대표 발명이 직무발명이 아닌 개인발명으로 판단되어, 이를 회사에 양도할 경우에도 특별히 법률적으로 다르게 취급하지는 않는다. 개인 대 회사간의 계약에 불과하다.

 

그러나 해당 계약은 사실상 자연인으로서의 김 대표와 회사 대표로서의 김 대표에 의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기 계약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제3자로부터 지식재산권을 매입하는 계약의 경우도 그렇지만, 회사 대표의 개인발명을 회사에 매각하는 경우 개인에게만 유리한 불공정한 조건으로 계약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횡령에 해당하는 무거운 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허권의 로열티(실시료)를 터무니없이 많이 책정한다든지, 핵심적인 기술이 아님에도 큰 금액을 주고 회사에 매각하는 경우에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 나름 공정한 거래 가격을 책정하기 위하여 기술가치평가를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 기술가치평가는 사업화하려는 기술이나 사업화된 기술이 그 사업을 통하여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기술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된 가치평가 원칙과 방법론에 입각하여 평가하는 것으로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

 

 

기술가치평가의 결과는 기술이전/거래, 금융, 현물출자, 경영전략, 청산/소송, 세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이러한 기술평가를 받을 만한 여유가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정부에서 다양한 사업을 통하여 이러한 기술평가를 지원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이 이러한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다.

 

어쨌든, 김 대표의 회사는 신규사업을 하되, 김 대표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특허를 이전받아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김 대표의 회사도 사업에 정신이 없기에 기술가치평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도 반드시 계약은 체결해야 하며, 그에 대한 평가를 적정한 시기로 유보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신규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특허권 양도(혹은 전용실시권 계약) 및 부쟁의무계약을 우선 체결한다.

 

그리고 특허에 대한 평가와 특허를 양도받아 실시했을 때 실질적으로 발생되는 이윤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는 내용을 기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쟁의무란 해당 특허권의 무효 여부에 대하여 회사가 다투지 않겠다는 사항이다. 이에 대하여도 반드시 명시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직무발명은 발명진흥법상의 개념으로서, 특허법상 보호되는 ‘발명’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실용신안법상 보호 대상이 되는 ‘고안’ 및 디자인보호법상 보호 대상이 되는 ‘창작’을 포함된다. 따라서 김 대표가 특허가 아닌 디자인을 창작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프로필] 황성필  만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
 국제변리사연맹 한국 이사
· AI 엑셀러레이션회사 에이블러 대표
· SBS콘텐츠 허브·연세대학교 연세생활건강·와이랩(YLAB) 법률자문 및 서울대학교 NCIA 법률고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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