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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유럽 관세 이야기] EU 진출의 관문, EU 관세법 알아보기 ①

 

(조세금융신문=임현철 주EU 관세관) 브뤼셀에서 근무하면서, 유럽전역에서 필자를 찾는 전화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럽 지역에 근무하는 관세관은 브뤼셀에 근무하는 필자 한명이지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 기업들은 EU 27개국 모두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고민이 다 다르고 질문의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답변을 하기가 쉬운일은 아니나, 타지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답을 드리려 노력한다.

 

다행인 점은, EU 관세정책은 EU 차원에서 결정되고, 각 회원국은 이렇게 결정된 관세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비록 나라가 다르더라도 지엽적인 내용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 답변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U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규정해놓은 EU기능조약(TFEU: Treaty on the Functioning of the EU) 제3조를 보면 관세정책에 대해서 개별회원국이 아닌 EU가 배타적 권한을 가진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권한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EU 관세법[Regulation (EU) No 952/2013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9 October 2013 laying down the Union Customs Code]이다. 유럽전체에 적용되는 관세법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1968년 로마조약에 의해 유럽경제공동체(EEC) 6개국의 관세동맹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되었다.

 

오랜 검토작업을 거쳐, 드디어 1992년 EU 회원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최초의 공동체관세법(Community Customs Code)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EU와 제3국 간의 상품무역거래에 있어 지켜야할 규칙과 절차를 규정한 이 공동체 관세법은 1993년 제정된 공동체관세법 이행규칙인 CCIP[Customs Code’s Implementing Provisions, Commission Regulation (EEC) No 2454/93]와 함께 종이서류 기반의 관세규칙과 절차를 규정해놓았다.

 

하지만 국제무역환경의 변화 특히 무역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전자시스템에 의한 관세행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EU는 전자서류 방식을 통한 EU 역내 안전 및 신속한 통관절차를 보장한다는 목적하에 EU 관세법(UCC: Union Customs Code)이란 새로운 법을 만들어 내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EU 관세법은 2013년 10월 10일 최종안이 확정되어, EU 관보에 공표했으며, 일부 규정을 제외하고 2016년 6월 1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EU 관세법은 총 287조로 이루어져있다. 주제별로 살펴보자면 ▲EU 관세법의 일반원칙 ▲원산지 결정 ▲관세평가 ▲관세채무와 보증 ▲수출 및 수입 통관절차 ▲물품의 관세지위 ▲특별절차 ▲재수출절차 등 8개 정도의 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

 

우리 관세법이 부칙을 빼고도 무려 330조나 되는 것이 비하면 27개국을 관할하는 법치고는 그 양이 의외로 적다고 느낄 독자들도 많겠지만 그 배경을 알게 되면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다.

 

각자의 생각과 관습이 다른 27개국가를 모두 하나의 관세 제도안에 집어넣기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이 다 따를 수 있는 기본원칙과 중요내용 위주로 법을 만들 수 밖에 없다.

 

더욱이 EU 관세법은 EU의 2차적 법원이라고 할수 있는 규칙(Regulation)의 형태로 되어 있어, 입법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어느 분야보다 변화에 민감한 관세제도를 27개국 모두에 직접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원칙과 중요내용위주로 법을 만들 수 밖에 없다.

 

모든 변화를 일일이 법에 담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EU는 EU 관세법을 보충하는 보충법령을 가지고 있다.

 

EU 관세법에서는 이를 위임규칙(Delegated Regulation)과 이행규칙(Implementing Regulation)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러한 규칙들은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위임을 통해 집행위원회가 직접 제정하는 법령으로,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동의절차가 필요한 EU 관세법에 비해 제개정절차가 간편하다.

 

따라서 수시로 변화하는 EU 관세제도는 집행위원회가 제정하는 위임규칙과 이행규칙을 통해 EU 관세법으로 포섭된다. 따라서 중요한 내용은 위임규칙과 이행규칙에 다 나오기 때문에 이를 외면하고 EU 관세법 본문만 봐서는 EU 관세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위임규칙과 이행규칙의 방대한 양이다. 그 내용이 위임규칙과 이행규칙 각각 A4 용지 기준, 수천페이지를 넘을 정도다. 더군다나 모든 언어가 영어나 기타 유럽언어로 되어 있다보니, 그 어려움은 배가된다.

 

이러다 보니 한글로 된 EU 관세법 소개서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필자도 처음에 EU 관세법 본문만 보고 교만한 마음을 먹었다가 위임규칙과 이행규칙을 살펴본뒤, 망망대해에 표류하는 막막한 심정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럴 때마다. EU 집행위원회, 벨기에 세관을 찾아다니며 길잡이 역할을 부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궁즉통(窮則通)이란 말도 있듯이, 열심히 찾아보면 길이 있고, 그 길을 걷다보면 답이 나오게 마련이다. 지난 1년 반의 발품으로 부족하지만 EU 관세법에 대해 설(?)을 풀 수 있는 정도는 된 듯하다. 때마침 지면으로 EU 관세제도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가능하면 딱딱하지 않고 독자들이 읽기 쉽게 써보려 한다. EU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기업이나 사업가들 또는 EU 관세제도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임현철 관세관은 제47회 행정고시에 입문해 외교통상부 2등 서기관, 관세청 국제조사과장, 국제협력과장, 부산세관 신항통관국장, 원산지검증 과장, 국경감시과장, 김포세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또한 주몽골대사관 영사, 주불가리아대사관 영사(경제, 통상, 영사),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관세관을 거쳐 현재 주EU대표부 관세관(부이시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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