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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 임장으로 알 수 있는 것들

검색이 쉬워졌음에도 직접 가봐야 알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조세금융신문=김태경 에이엔피자산관리 대표) 요즘은 경매물건을 검색하다 보면 현장에 대한 자료가 많이 나와 있다. 감정평가서의 현장사진, 포털사이트의 항공지도와 로드뷰는 기본이고, 유료 경매정보 사이트 굿옥션은 등 기부나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은 기본이고 지적도와 항공지도 겹쳐보기 등도 클릭 한번으로 가능하다. 이처럼 자료수집이 편리하고 쉬워졌음에도 임장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그 이유는 반드시 가봐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암초처럼 숨어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가 경매물건 임장 갔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쓰고자 한다. 필자는 경매 전업투자자로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려는 노력을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허탕 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건이 있는 현장에 가보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이 글을 참고하여 허탕 치는 일을 줄였으면 한다. 허탕 치는 반면에 예상보다 오히려 좋은 경우도 종종 있다.

 


물건지로 가는 길목에 분묘가 많다면?

 

사실 토지물건을 볼 때 도로가 가장 중요하다. 항공사진으로 봤을 때 도로도 있고, 양지바르고 해서 현장조사 목록에 포함하였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 가보니 해당 물건지에는 분묘가 없지만 물건지로 가는 길목에 분묘가 너무 많은 것이다. 순간 공동묘지를 연상할 정도의 분위기였다. 주변지역이 이러면 현재 상황에서 무언가 개발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도로도 현황과 지적상의 도로가 불일치하여서 지적상의 도로를 개통하려면 토목공사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토지였던 것이다. 도로는 그렇다 치고 주변에 묘지가 많아서 곧바로 조사를 중단하고 다른 물건지로 향했다.

 

제주도는 토지의 경우 분묘기지권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근래는 분묘기지권 처리방법이 보편화되어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으나 제주도의 경우는 분묘처리와 지역 정서가 육지와는 많이 다르다. 분묘처리가 육지보다 매우 어렵다고 봐야 한다. 특히나 분묘가 토지 정 가운데 자리 잡는 풍습이 있어서 분묘를 처리하지 않고서는 땅을 활용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휴경지 대부분을 인삼밭으로 바꾸어 활용

 

항공지도로 봤을 때 토지의 많은 부분이 법면(산비탈이라고 생각하면 쉽다)이었다. 그래서 인근 지역 토지 가격과 도로부분을 세밀하게 조사한 후에 현장조사를 나갔다. 그런데 땅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현장에서 감정평가서 사진을 보고 위성지도도 봤지만, 그래도 무언가 이상하다. 땅을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시 좌표를 기준삼아 현장 중심에서 둘러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불과 1년 전에는 대부분 법면과 휴경지였는데, 법면을 깎고 휴경지 대부분을 인삼밭으로 바꾸어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삼의 성장정도와 시설물 노후도를 보니 1년 미만의 기간에 이루어진 일이다. 도로도 의외로 폭도 넓고 더 좋아졌다.

 

이 땅의 경우는 경매의 감정평가와 현황조사시점보다 가치가 상승한 물건이다. 물론 인삼밭의 지료를 청구해야 하는 법적 문제가 있지만, 매년 년세를 받을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좋은 상황이다. 소신을 가지고 입찰했지만, 안타깝게도 3등으로 패찰했다.

 

높은 관리비, 임차인의 월세가 내려갈 수밖에

 

남양주에 소재한 상가로써 연면적도 넓고, 위치도 읍내 기준으로 핵심 자리에 위치한 메인 상가이다. 3층이라는 것이 꺼려지긴 했지만, 낮은 가격에 입찰하면 될 거란 생각으로 조사를 갔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공실인 상가가 보이고, 기존에 영업하던 상가도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다. 위치상으로나 입점된 업종을 봐서는 매우 우량한데 말이다. 인근 상가에 들러 조사하니 그 상가의 역사가 나왔다. 관리사무소와 소유자로 구성된 관리단 간의 오랜 법적 다툼에 얼룩진 상가로서 한때는 전기까지 끊길 지경까지 갔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리사무소에 들러 미납 관리비를 알아보니 이천만원 정도의 미납관리비가 있었다.

 

관리비는 법적으로 처리하고 관리사무소 및 관리단과 잘 협의하면 많이 낮출 수 있겠지만, 앞으로의 관리사무소와 관리단과의 법적 다툼이 문제이고, 더구나 매월 청구되는 관리비도 일반상가에 비하여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관리단은 그 동안 모아둔 관리비는 고사하고 빚을 지고 있는 실정이라 어쩔 수 없이 많은 금액을 청구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높은 관리비는 임차인에게 부담이 되므로 월세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 과거의 분양가나 임대시세는 단지 과거일 뿐이다.

   

토목비와 안전상 문제 생각하면 저렴한 가격은 의미없다

 

예술가인 지인이 차만 들어갈 수 있는 토지면 되고, 가급적 주위에 사람이 없는 깊은 산골의 토지를 원했다. 때마침 매우 수려한 경관을 가진 도로에 접한 임야 물건이 보였다. 금액도 매우 저렴했다. 로드뷰로 수차례 보고 또 봤다. 지인은 지도상으로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임장을 갔는데, 도로와 접한 부분이 생각보다 경사가 심했다. 차가 올라가는 길을 만들기에 매우 부담이 되는 경사였던 것이다. 멀리서부터 완경사로 올라가게 만든다고 가정하고 수십 번 왕복해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그러다 문득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목비와 안전상의 문제를 생각하면 저렴한 가격이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현장을 촬영한

포털사이트의 로드뷰도 실제와 다른 느낌일 수 있다.

 

입지 양호해도 거의 죽은 상가일 수도

 

10년 정도 지난 일이다. 상가 건물로 지하철역과 30~ 40m 정도의 거리에 있고, 옆 건물1층에 파리바게트 제과점이 있었다. 입지가 매우 양호해서 임장을 갔는데, 건물 1층 외에 는 거의 다 죽은 상가였다. 이러한 입지를 가진 상가가 죽어있다는 게 당시는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소위 멀쩡해 보이는 건물인데 조사해보니 월세 몇 십만 원 정도 밖에 못 받는 상가였다. 내부도 폐허 분위기였다. 조사를 중단하고 돌아왔다. 일산은 상가가 과다 공급된 부분이 있고, 일반적으로 지하철 역세권의 힘이 서울 같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에 눈 여겨 보니 지방 대도시의 지하철역도 마찬가지로 서울만큼 어마 무시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인근에 축사, “땅은 사람들이 왕래해야

 

포털 로드뷰 상으로 역시나 좋아 보였다. 물류창고부지로 매우 적합해 보인 것이다. 현장에 다다르는 길이 생각보다는 좁았다. 그런데 도로 폭은 둘째 치고, 바닥이 전부 똥 천지였다. 일부러 그랬나 싶을 정도로 거의 모든 도로가 똥으로 포장된 듯 보였다. 예상 하셨겠지만, 인근에 축사가 있었다. 땅을 어떤 용도로 활용하든지 사람들은 왕래를 해야한다. 이러한 것은 임장에서나 확인이 가능하지 항공사진이나 카메라에는 담을 수가 없다.

 

이 글을 참고하여 경매물건은 직접 방문으로 결정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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